앤트로픽, 나스닥 상장을 위한 공식 행보 시작

클로드(Claude)의 개발사로 알려진 앤트로픽이 역대급 규모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번 상장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막대한 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기업가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AI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확인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지시간 26일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구체적인 공모 조건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오는 11월 26일 추수감사절 전에는 상장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앤트로픽은 나스닥 시장에서 'ANT'라는 티커명으로 거래될 예정이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이번 상장의 주관사를 맡았다.

기록적인 매출 성장과 급증하는 순손실

재무 지표를 살펴보면 앤트로픽은 폭발적인 성장세와 막대한 비용 지출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약 163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8%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약 116억 달러를 달성했다. 다만 회사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이러한 매출 증가세가 향후 하락하거나 시기별로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고객층의 질적 성장도 두드러진다. 앤트로픽은 지난 9월 30일까지 12개월 동안 최소 1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고객군 중, 포춘 500대 기업의 50% 이상과 글로벌 2000대 기업의 30% 이상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상반기 순손실이 807억 달러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주로 회사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전환사채의 공정가치가 상승하며 발생한 결과로 분석된다. 2분기 단독 순손실 규모는 663억 달러에 이른다.

반면 영업손실은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앤트로픽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6억 9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기록했던 21억 달러보다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컴퓨팅 및 인프라 관련 비용이 절대적인 금액 기준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향후에도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의 가치 평가와 AI 산업에 미칠 파급력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약 1조 5000억 달러 수준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약 2조 달러의 가치가 거론되었으나, 최근 투자자 대상 행사에서 일부 재무 정보가 공개된 이후 조정된 수치다. 참고로 회사는 지난 5월 투자 유치 당시 965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될 금액은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이는 지난 6월 스페이스X가 기록했던 역대 최대 규모인 860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번 IPO는 AI 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IPOX의 루카스 뮐바우어 연구원은 앤트로픽의 상장이 선도적 AI 연구 기업들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상장이 향후 예정된 다른 기업들의 상장 행보와 AI 인프라 구축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앤트로픽의 성공이 모든 AI 기업에 일괄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네상스캐피털의 맷 케네디 선임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기업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여름보다 훨씬 까다로워진 IPO 시장에 앤트로픽이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이번 상장이 AI 사업 운영에 필수적인 막대한 자금을 확보할 기회라는 점에 주목한다. 케네디는 앤트로픽이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통해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상장 대기 상태가 길어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경영상의 방해 요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AI 안전성 논란과 인프라 의존성 문제

상장 과정에서 AI의 안전성 이슈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앤트로픽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고도화된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상세히 명시했다. 여기에는 AI의 오용 가능성, 보안 위협, 그리고 시스템이 강압적이거나 기만적, 혹은 조종적인 방식으로 결과를 생성할 위험 등이 포함되었다. 앞서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공개적으로 첨단 AI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으며,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 앤트로픽의 시스템이 코드 훼손, 사기 지원, 정보 조작 등의 문제를 보였다는 보고도 존재한다.

앤트로픽은 자사 모델이 '자기 보존적 행동'이나 협박과 유사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회사는 AI 시스템의 발전 속도가 이를 통제하고 검증할 수 있는 안전성 및 보안 조치의 발전 속도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 및 브로드컴 등 주요 공급업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잠재적 취약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아마존과 구글은 앤트로픽의 초기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해 왔으며,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사외이사로 지명되는 등 실리콘밸리와 월가의 주요 투자자들이 참여해 왔다. 현재 앤트로픽은 오픈AI와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픈AI 역시 지난 6월 비공개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2027년 초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