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돌아선 주택가격전망지수, 장기 평균은 상회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이어지면서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세 달 연속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여전히 과거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상승 전망은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강남 3구의 아파트값이 주춤하는 사이 서울의 중저가 지역과 경기도 일대의 가격이 상승하며 전체적인 기대감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4를 기록해 전월 대비 1포인트(p) 감소했다. 지난 7월 127까지 치솟았던 지수는 8월과 9월 각각 125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달에도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년 뒤의 부동산 가격이 현재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가 많을수록 수치가 높아지며, 지수가 100을 초과할 경우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이보다 상승을 예상하는 이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여파로 96까지 떨어졌던 이 지수는 4월 104, 5월 112, 6월 120으로 급격히 반등한 바 있다. 7월에 127로 정점을 찍은 뒤 상승세가 다소 완화되었으나, 이번 달 지수 역시 장기 평균치인 107보다 17포인트나 높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역별 온도차와 비강남권 중심의 매수세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상승 기대감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꺾였다. 서울의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난달 133에서 이번 달 130으로 3포인트 하락했다. 6대 광역시가 121에서 120으로, 기타 지역이 124에서 123으로 각각 1포인트씩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서울의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 다만 서울의 지수 자체는 전국 평균인 124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시장 상황에서도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움직임은 엇갈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 19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3% 상승했다. 특히 성북구와 서대문구가 0.36%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중구(0.35%), 도봉구(0.33%), 중랑구(0.31%) 등도 서울 평균치를 상회했다. 반면 세금 부담 증가 가능성 등으로 인해 강남 3구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전월세 물량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매수 수요가 저가 주택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가 제한되자 서울 비강남권과 경기 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것이 집값 상승 기대감을 유지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 박용민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지수가 7월 이후 하락했으나 장기 평균인 107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고 설명하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이 상방 요인인 반면 정부 대책과 금리 인상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 전망과 소비자심리지수 악화

금리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예측도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10월 금리수준전망 CSI는 127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으나, 지난달의 128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 비용 증가 우려 속에서도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전체적인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만에 다시 나빠졌다. 10월 CCSI는 105.4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2.1포인트 상승하며 회복하는 듯했으나, 국내 증시의 조정과 중동 지역의 갈등 지속으로 인해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이 커진 결과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101로 1포인트, 소비지출전망 CSI도 109로 1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 CSI는 88로 2포인트, 취업기회전망 CSI도 86으로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업황 둔화 가능성과 AI 기술이 고용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동일한 2.7%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으나, 석유 최고가격제의 연장과 기준금리 인상이 물가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박용민 팀장은 높은 성장률과 수출 호조가 심리 개선의 기초가 되고 있지만, 주가 하락과 중동 분쟁, 금리 상승 등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하락 폭이 크지 않아 견조한 경제 성장세가 소비자심리를 지지하는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