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저평가 기업 151곳 명단 최초 발표

한국거래소가 지난 3년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하위권에 머물며 저평가 상태를 지속해온 이마트와 티케이케미칼 등 총 151개 기업의 명단을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해당 기업들은 오는 2일부터 각 증권사의 주식거래 시스템 내 종목명 옆에 ‘저PBR’이라는 별도의 표식이 붙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명단 공개가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늘리는 등 스스로 기업가치를 높이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의 설명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체 2431개 상장사 중 이번에 선정된 기업은 151곳이다. 이들 기업의 평균 PBR 수치는 약 0.25배를 기록하며, 국내 증시 전체 상장사의 평균치인 약 1.8배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PBR은 기업의 주가를 주당순자산(BPS)으로 나누어 산출하는 지표로, 기업의 주가가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 가치 대비 어느 정도 규모로 거래되는지를 나타낸다. 가령 순자산 규모가 1조 원인 회사의 시가총액이 5000억 원에 그친다면 PBR은 0.5배가 되며, 이는 자산 가치에 비해 주가가 매우 낮게 형성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업종별 저PBR 현황과 선정 기준

이번 저PBR 기업 공표 제도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제도 시행 이후 실제 대상 기업이 확정되어 공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는 이마트가 0.15배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롯데쇼핑(0.17배), 롯데케미칼(0.18배), 현대제철(0.19배), 한화생명(0.27배)이 그 뒤를 이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시총 1500억 원 이상 기업 중 티케이케미칼이 0.12배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동원개발(0.17배), 유진기업(0.26배), 한국캐피탈(0.28배), 슈피겐코리아(0.31배)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분포를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소재 업종이 23개로 가장 많았고 산업재(22개), 자유소비재(18개)가 뒤를 이었다. 코스닥에서는 정보기술(17개) 분야가 가장 많았으며 헬스케어와 산업재가 각각 10개씩 이름을 올렸다. 선정 기준은 최근 6개 반기 연속 또는 최근 7개 반기 중 6개 반기 동안 PBR이 업종별 하위권에 속한 경우다. 유가증권시장은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가 기준이 된다. 다만 명단 공개 7거래일 전까지 개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제외되나, 12반기 연속 또는 13반기 중 12반기 동안 저PBR 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계획을 공시해도 명단에 포함된다.

맞춤형 컨설팅과 기관 투자자 역할 강화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은 오는 2일부터 내년 5월 4일 다음 공표 시점까지 종목명에 ‘저PBR’ 태그가 표시되며, 해당 명단은 거래소 밸류업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선정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내년부터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기관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주 관여 활동도 독려한다. 금융위원회는 기관들이 자사주 매각을 요구하는 등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도록 ‘스튜어드십코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모범 사례 발굴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