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무색하게 만든 미 반도체 지수 급락

SK하이닉스가 3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술주 시장의 냉기 속에 주가가 139만 원대까지 밀려나며 위기를 맞았다. 3분기 영업이익이 83조 원을 넘어서고 대규모의 주주환원책까지 발표되었으나, 미국발 주가 폭락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형국이다. 특히 지난 주말 사이 뉴욕 증시의 반도체 지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오는 2일 국내 정규 시장에서도 그 충격이 고스란히 전이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0일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인텔의 주가 폭락과 엔비디아의 약세가 맞물리며 7.2%나 급락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느끼는 투자 부담과 더불어 PC 수요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AI 서버 시장에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관련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악재를 마주하게 되었다.

호실적과 주주환원에도 불구하고 꺾인 수급

SK하이닉스는 이번 3분기 매출 104조 원, 영업이익 83조 원이라는 압도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또한 연간 100조 원 규모의 대대적인 주주환원 계획과 더불어 60조 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방침을 내놓으며 주가 방어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금요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1조 6천억 원 넘게 물량을 던지면서, 이러한 호실적 호재는 수급 악화에 가려진 상태다.

야간 선물 및 ADR 하락에 따른 추가 충격 우려

국내 장 마감 이후 거래된 SK하이닉스 ADR 역시 7.95% 급락하며 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 또한 주간 종가 대비 2.93% 하락한 수치를 기록해, 11월 2일 장 초반의 부정적인 여파를 예고하고 있다. HBM을 통한 실적 성장세는 견고하지만, 미국 반도체 종목들의 투매 현상이 시장 전체의 경계심을 극도로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139만 원대까지 내려앉은 SK하이닉스 주가는 장 초반 야간선물과 ADR의 하락분이 추가로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매도세를 멈추고 수급을 전환할 수 있을지가 주가 방어의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독보적인 HBM 실적이 미국 기술주 투매의 폭풍을 뚫고 하락세를 저지할 수 있을지는 오는 2일 정규 시장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