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매출 성장 둔화에 알파벳 주가 12.6% 급락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가 상장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이른바 '구글 쇼크'가 발생했다. 알파벳 주가는 29일(현지시각) 전일 대비 12.6%나 떨어진 283.82달러로 마감되었으며, 이는 2004년 상장 이후 기록한 최대 하락률이다. 단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5000억 달러(한화 약 671조 7500억 원)가 증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러한 급락의 핵심 원인은 본업인 검색 사업의 위기에서 비롯되었다. 알파벳이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검색 매출의 성장세가 둔화된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구글 검색 매출 증가율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9%를 기록했으나, 2분기 17%, 3분기 12%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검색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구글 측은 검색 쿼리(검색 요청 건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늘어난 검색량이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출과 연결되는 유료 광고 클릭 증가율은 1·2분기 13%에서 3분기 8%로 크게 꺾였다. 필립 신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OO)는 생성형 AI 모드의 낮은 수익화 수준이 검색 매출 증가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AI 답변이 웹사이트 클릭 막으며 수익 구조에 균열
기존의 구글 검색 방식은 웹사이트 링크 목록을 나열하고, 이용자가 그 사이의 광고를 클릭할 때 수익을 얻는 구조였다. 그러나 구글의 대화형 AI는 여러 정보를 취합해 하나의 완성된 답변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는 외부 링크를 누를 필요 없이 궁금증을 해결하게 된다. 시밀러웹의 분석에 따르면, AI 모드에서 외부 웹사이트로 이동하는 비율은 1.6~2.5% 수준으로, 기존 검색의 17~19%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클릭이 줄어들면서 '검색에서 클릭, 그리고 광고'로 이어지던 핵심 수익 모델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네이트 엘리엇 이마케터 애널리스트는 챗GPT, 클로드, 뮤즈 등이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찾아낼 경우, 지난 한 세대 동안 고착화된 이용자들의 검색 습관이 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구글의 광고 사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경고다. 또한 검색 엔진 간의 경쟁에서 구글이 밀려날 가능성을 언급하며, 구글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색 사업은 여전히 거대하지만, 변화의 초기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네이버, 점유율은 유지하나 AI 에이전트 위협 직면
AI가 검색 시장을 잠식하는 흐름은 국내 포털인 네이버에도 위협적이다. 생성형 AI가 '검색-클릭-광고'라는 기존 포털의 광고 매출 공식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이 검색창 대신 챗봇 서비스에서 답을 얻기 시작하면서, 외부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고 정보를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국내 검색 점유율을 방어하고 있으나, 이용 패턴의 변화는 감지된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64.28%로 직전 반기보다 2.46%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오픈서베이의 7월 조사 결과, 네이버를 '주요 이용 서비스'로 꼽은 비중은 38.8%로 지난해 12월 대비 7.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구글(16.6%), 유튜브(10.8%), 제미나이(9.1%), 챗GPT(8.7%)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기존 검색 엔진 간 경쟁에서는 네이버가 우세하지만, 생성형 AI가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한 셈이다. 특히 오픈AI는 지난 8월부터 국내에서 광고를 송출하기 시작했으며, 광고 사업의 연환산 매출이 8월 기준 10억 달러(약 1조 34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검색과 구매를 잇는 네이버의 전략과 향후 과제
네이버는 검색을 매출로 연결하는 데 여전히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한다. 2분기 네이버의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5% 증가한 1조 4472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60% 이상이 생성형 AI 관련 매출에서 발생했다. 또한 지난 7월 출시한 '큐(CUE:) 브리핑 광고'는 기존 검색 광고보다 클릭 전환율이 30% 이상, 구매 전환율은 3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즉, 정보성 질문은 AI에게 묻더라도 물건 구매나 식당 검색은 여전히 네이버를 이용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증권가는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가져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메타가 공개한 AI 에이전트 '뮤즈' 도입 이후 여행 플랫폼들의 주가가 하락한 사례를 들며, 내년 뮤즈의 국내 도입 시 네이버가 강한 경쟁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의 오동환 연구원 역시 포털의 게이트웨이 역할이 약화되면서 광고 부문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네이버가 검색 트래픽을 유지하는 동안 AI 에이전트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