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별로 갈리는 노동이사제 도입 현황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운영 실태가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지자체는 관련 조례를 마련하고 실제 노동이사를 선임해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나, 어떤 곳은 조례조차 제정하지 못한 상태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각 지자체로부터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과 부산, 인천을 포함한 12개 지역에서는 관련 조례가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대구와 세종, 충북, 경북 등 4개 지자체는 아직 관련 조례를 갖추지 못했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가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이사회에 참여하는 제도다. 지난 2022년 8월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노동이사제 도입이 의무화되었으며, 이에 따라 근로자 대표의 추천이나 노동자 과반의 동의를 거친 비상임이사 1명을 선임해야 한다. 다만 지방 공공기관은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각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구조다.
지역별 임명률 격차 심화
관련 조례가 마련된 지자체들 사이에서도 실제 운영 양상은 판이했다. 서울시와 경남은 각각 대상 공공기관이 11곳과 4곳이었으나 모두 노동이사 임명을 마친 상태였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2016년 9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노동이사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는 20곳 중 17곳이, 인천은 13곳 중 11곳이 임명을 완료했다. 부산은 13곳 중 8곳, 충남은 14곳 중 13곳, 울산은 2곳 중 1곳에서 노동이사가 선임됐다. 지난 7월 통합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경우, 기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조례를 기준으로 각각 11곳 중 7곳, 10곳 중 4곳에서 노동이사 임명이 이루어졌다. 반면 대전, 전북, 제주, 강원은 조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노동이사가 임명된 기관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제도 실효성 확보 위한 법 개정 목소리
지방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이 지자체의 자율성에만 의존하고 있어 제도의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춘생 의원은 조례를 만들고도 노동이사를 임명하지 않는 행태가 제도 도입의 목적을 흐린다고 지적하며,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제도가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 역시 일부 지자체나 기관이 노동이사 임명을 미루는 것은 공공기관의 상생 경영 철학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단체장의 의지와 지방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개별 지자체의 의지에만 맡기기보다는 법률 개정을 통해 적용 대상을 지방 공공기관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평가에 이를 반영하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