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밀려나는 전임 지사 대표 사업들

충청북도가 심각한 재정 악화와 급증하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영환 전 지사가 주도했던 주요 사업들의 규모를 대폭 축소한다. 김 전 지사의 상징적 정책이었던 '일하는 밥퍼'는 노인 일자리 사업 체계로 통합되며, '영상자서전' 사업 또한 도비 지원이 대폭 깎이면서 대상자가 어르신 위주로 제한된다. 아울러 야심 차게 추진됐던 돔구장 건설 계획도 재정 여건을 이유로 전면 중단될 예정이다.

29일 충북도에 따르면, 노인 복지를 목적으로 운영되던 '일하는 밥퍼' 사업은 내년부터 노인 일자리 사업의 틀 안에서 흡수되어 운영된다. 그동안 이 사업은 연간 8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도비로 전액 충당해 왔으나, 앞으로는 충북도와 시군이 사업비를 4대 6 비율로 나누어 분담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도는 시군과의 협의 과정에서 사업 명칭을 변경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다. 하지만 농어촌기본소득 등 기존 예산 부담을 호소하는 시군들이 사업비 분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밥퍼 사업의 향방은 불투명한 상태다. 김 전 지사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 사업은 한때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으나, 전 지사의 낙선과 충북의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가 맞물리며 위기를 맞았다.

예산 삭감과 운영 주체 변경되는 영상자서전

김 전 지사의 또 다른 대표 정책인 영상자서전 사업 역시 처지가 비슷하다. 올해는 도비 20억 원과 시군비 8억 원을 합쳐 총 2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으나, 내년부터는 시군 매칭 없이 도비 3억 원만으로 사업을 꾸려나가야 한다. 수혜 대상 또한 전체 도민에서 어르신 중심으로 대폭 축소된다. 기존에는 충북과학기술혁신원이 중심을 잡고 충북기업진흥원, 충북문화재단, 충북여성재단, 충북도자원봉사센터 등 여러 기관이 협업했으나, 내년부터는 도 노인복지과가 단독으로 사업을 맡게 된다. 앞서 충북도지사 인수위원회에서 해당 사업의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전임자 흔적 지우기' 논란 속 충북도의 항변

주요 사업들이 잇따라 축소되자 일각에서는 전임 지사의 흔적을 지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 순수한 재정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난 4년간 부채가 약 1조 원가량 증가해 재정정상화위원회까지 꾸린 상황임을 강조하며, 만약 흔적 지우기가 목적이라면 사업을 아예 폐지해야지 현재처럼 규모를 줄여 유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시민사회의 시각은 신중하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효윤 정책국장은 밥퍼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확대 과정에서의 불만과 영상자서전의 엇갈리는 평가를 언급했다. 이 국장은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때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거치는 과정이 부족했다는 점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