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급락과 중동 긴장감이 불러온 아시아 증시 하락

10일 아시아권의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급락한 여파가 시장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한 여성이 주가 전광판을 바라보며 반응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AI 수익성 의구심에 휘청이는 중국 본토 시장

인공지능(AI)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중국 증시에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AI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만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디크립트의 지난 28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본토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5월과 비교해 약 2조 4000억 달러(한화 약 3400조 원)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가총액 감소는 AI 관련 종목들의 약세가 시장 전체를 압박한 결과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AI 관련 기업이 전체 시가총액의 42%를 점유하고 있으며, 전체 거래량의 57%가 AI 관련주에 집중되어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대형주 300개로 구성된 CSI300지수는 지난 22일 기록한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급락과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기술주에서의 낙폭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의 주요 기술주와 반도체 종목 50개를 포함하는 STAR50지수는 최근 4개월 사이 40%나 폭락했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존재한다. STAR5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약 100배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최고점이었던 250배보다는 낮아진 수치지만, 미국의 나스닥100 지수가 약 30배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상태다.

규제 리스크와 수익성 확보의 불확실성

중국 AI 산업에 대한 기대는 지난해부터 고조되어 왔다. 특히 지난해 1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고성능 AI 모델을 선보이며 기술적 관심이 폭발했고, 중국 정부 또한 자국산 반도체 활용을 독려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투자 규모 대비 실제 수익성이 충분한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중국 내 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AI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금을 회수할 만큼의 매출과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로봇 기업인 유니트리의 사례가 이를 대변한다. 지난 8월 상장 당시 개인투자자들의 주문량이 공모 물량의 8000배에 달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으나, 이후 주가는 상장 시점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7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외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의 신규 수입을 금지한 점과 미국이 중국산 광통신 부품의 데이터센터 사용 제한을 추진하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둥바오전 중국 펀드매니저는 현재 중국 증시가 투기적 과열 상태에 도달했으며, 지금은 그동안 부풀었던 거품이 빠져나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