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대조적인 기아의 성장세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기아는 올해 3분기(7~9월)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 판매량 모두에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기 판매량이 11% 이상 급감한 현대자동차의 실적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결과다. 기아는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비중을 대폭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다만 전기차 보급을 위한 가격 인하 정책과 판매 장려금 지출, 원자재 비용 상승 등이 맞물리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제약이 따랐다.

기아는 30일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1조 5974억 원, 영업이익 1조 8183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1%, 영업이익은 24.3%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 도매 판매량 또한 84만 7355대로 7.9% 늘어났다. 반면 전날 실적을 공개한 현대차는 판매량이 92만 710대로 11.3% 줄어들고 매출도 3.4% 하락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 6772억 원으로 5.5% 증가했으며, 두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은 4조 4955억 원에 달한다.

전동화 모델이 견인한 판매 기록

이번 성장의 핵심 동력은 전동화 차량이었다. 3분기 전동화차 소매 판매량은 30만 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7%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전기차가 75.4% 증가한 12만 3000대, 하이브리드차가 46% 늘어난 17만 2000대로 집계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신차 효과 덕분에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118% 폭증했다. 서유럽 지역에서는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늘며 전체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43.2%까지 올라갔다. 기아는 이로써 국내 시장 점유율 36.8%, 미국 시장 점유율 5.8%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과제와 전략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률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환율 변동과 미국 자동차 관세율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은 늘었으나, 영업이익률은 5.8%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중동 지역의 분쟁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각각 2090억 원과 3680억 원의 이익 감소를 초래했다. 또한 유럽 등에서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단행한 가격 할인과 인센티브 증가로 인해 약 7270억 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단기적 수익성 하락을 이유로 전기차 전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내년까지 전동화 전략을 지속하며, 특히 유럽처럼 성장세가 빠른 시장에서 기반을 닦는 것이 장기적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기아는 향후 3년간 배터리와 모터, 열관리 부품 등 핵심 시스템의 원가를 매년 10%씩 절감하여 수익성을 회복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2~3년 내에 하이브리드 모델처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 전망 및 연간 목표

올해 4분기에도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무는 연간 판매 목표인 335만 대는 유지하되, 중동 분쟁 여파에 따른 물류비와 원자재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당초 목표치인 8.3%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현대차는 전날 연간 판매 목표를 기존 415만 8300대에서 400만 대로 하향 조정했으며, 영업이익률 목표치 역시 6.3~7.3%에서 5.5~6.5%로 낮춰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