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 성장' 한계 극복 위한 821조 원 규모의 대전환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이 820조 9000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임을 밝히며, '소수의 성장이 아닌 모두의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K자형 성장'의 구조적 한계를 깨기 위해, 기존의 성장이냐 분배냐를 두고 벌어지던 이분법적 논쟁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성장 공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정 계층이나 지역, 소수 기업에만 성과가 집중되는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과 지역이 기회를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5개월간의 임기 동안 한국 경제가 비정상에서 정상의 궤도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분배의 가치를 강화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규모 민생 일자리 창출과 서민 금융 지원, 주거 안정 정책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넘어 사각지대가 없는 두터운 '사회안전매트'를 형성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취약계층 지원 확대와 지역 균형 발전 전략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치인 6.7%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는 월 221만 8000원까지 상향된다. 또한 저소득 노년층을 위한 기초연금 인상과 더불어, 위기 가구에 대해 별도의 심사 절차 없이 30만 원의 긴급생계지원을 우선 지급하는 대책도 포함됐다. 특히 청년층을 위한 예산은 전년 대비 53.5% 급증한 43조 3000억 원으로 편성되었으며, 청년 공적임대주택 공급 규모도 10만 6000호로 확대된다. 아울러 아동기본수당과 혼인지원금 등도 확충될 예정이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단행된다. 수도권에 위치한 44개 중앙행정기관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며,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계획도 연내 확정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행에 옮긴다. 이와 함께 성장엔진특별보조금을 신설하고 5극 3특 권역별 성장거점을 조성하여 지역 성장을 견인할 방침이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R&D 및 국방 예산 투입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성장'이라는 단어를 36회 언급할 정도로 미래 동력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반도체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21조 3000억 원을 투입하는 한편, 차세대 성장엔진을 육성하기 위해 넥스트(NEXT) 10대 전략기술 분야에 13조 8000억 원을 배정해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또한 '7대 시드(SEED)' 정책의 일환으로 연구개발(R&D) 예산에 역대 최대 규모인 39조 5000억 원을 편성했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 햇빛소득마을 확산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도 2조 8000억 원을 투자한다.

국방 분야는 자력 방위 능력 강화를 위해 예산을 8.2% 증액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에 필요한 전력 확보는 물론, 핵추진잠수함과 KF-21 등 핵심 전력을 보강하고 AI, 로봇, 드론 기반의 유·무인 복합 체계를 구축하여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 아울러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세수 부족 시 재정 여력을 보강함으로써 불황기 지출 감소의 위험을 막고 국채 발행을 줄여 시장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기한인 12월 2일까지 통과될 수 있도록 여야의 협력을 요청하며, 모든 의견을 경청해 대안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