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시설 운영권부터 재난 구호 물품까지 이어진 유착
경북 지역의 공공사업과 관급계약을 매개로 한 금품수수 의혹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파장이 일고 있다. 경북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관광시설 운영권 재계약 과정과 산불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택 납품 사업에 개입한 인물들을 연이어 검거함에 따라, 공직자와 민간 업체 사이의 부패 고리에 대한 수사망이 좁혀지는 모양새다.
경찰은 지난 4월, 울진군이 26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만든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의 운영권 재계약과 관련된 비리를 적발했다. 2023년 1월부터 약 2년간 3,100만 원가량의 금품이 오간 혐의로 운영업체 대표를 구속했으며, 이 과정에서 울진군의원과 군 공무원 등 7명을 함께 검거했다. 특히 해당 군의원은 약 1,1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난 구호 사업까지 침투한 브로커의 금품 수수
부패의 그림자는 산불 피해 주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된 임시주택 납품 사업까지 뻗어 있었다. 경북경찰청은 이달 산불 이재민용 임시주택의 납품 계약을 알선해 준 대가로 약 1억 3,500만 원을 챙긴 브로커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업체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고 계약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지난 14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A씨에게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난 복구와 직결된 공공사업이 일부 관계자들의 사적 이익을 채우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계약 체결 과정과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2차 특별단속 과정에서 공직자 유착형 비리와 관급계약 관련 금품수수가 핵심 수사 대상으로 다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동시 '문고리 비리' 의혹과 쪼개기 계약 논란
지역 내 토착 권력 비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 20일 경북경찰청 국정감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권기창 안동시장과 관련된 수사를 두고 '측근과 친인척이 얽힌 토착 비리 종합세트'라고 규정하며,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전 신속하고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안동시를 둘러싼 이른바 '문고리 4인방'의 비리 의혹이 확산되면서 관급계약의 투명성 문제도 다시 불거졌다.
실제로 특정 업체의 관급자재 납품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기창 안동시장의 전 소통비서관에 대해 검찰은 지난 22일 징역 10년을 구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읍·면·동에서 수의계약 총량제를 피하기 위해 같은 날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계약을 체결하는 '쪼개기 계약' 의혹까지 제기되며 진상 규명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경찰청, 11월부터 '5대 비리' 고강도 단속 돌입
지역사회에서는 인허가, 관급공사, 공공시설 위탁, 재난복구사업 등 예산과 권한이 집중된 분야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구체적인 특혜 여부는 추가 수사를 통해 확정될 사안이다. 현재 경북경찰청과 지역 경찰서의 반부패 수사가 지역 공직사회의 부패 고리를 어디까지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오는 31일 1차 토착비리 특별단속을 마무리하고, 11월 1일부터는 단속 수위를 높인 '지역 유착 5대 비리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번 단속은 직무비리, 금품수수 및 알선비리, 수의계약 및 재정비리, 인사비리, 조합비리 등 5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겨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