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쇼크' 직격탄 맞은 국내 증시
미국 기술주 시장의 급락세가 한국 증시를 뒤흔들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12%가 넘는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인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는 3% 이상의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렸다. 특히 장중 한때 지수가 5600선 아래로 밀려나며 시장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자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30일 한국거래소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06.92포인트(3.48%) 급락한 5730.74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7.31포인트(2.99%) 하락한 5760.35로 시작하며 하락세를 예고했고, 이후 낙폭이 더욱 확대되며 장중 최저 5599.42까지 추락했다. 장중 저점만을 기준으로 산출했을 때 하락률은 무려 5.7%에 달했다.
프로그램 매도 정지와 외국인의 대량 매도
시장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오전 10시 5분경에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급격히 떨어짐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일시적으로 정지되기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작동된 것은 지난 15일 이후 11거래일 만의 일이다.
이날 하락장을 주도한 핵심 동력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6173억 원 규모의 물량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210억 원과 7426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으나,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AI 관련주 중심의 투매 현상
매도세는 특히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에 집중되었다. SK하이닉스는 7.08% 급락한 14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삼성전자는 3.02% 하락한 22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삼성전기(-7.50%), SK스퀘어(-5.88%), 삼성전자우(-5.33%) 등 주요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자동차와 금융주 역시 현대차(-3.59%), 삼성생명(-2.70%), KB금융(-0.83%) 순으로 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상승을 기록한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8.86%)와 LG에너지솔루션(0.98%)뿐이었다.
알파벳 실적 부진과 투자 우려
이번 증시 폭락의 근본 원인은 뉴욕 증시를 강타한 '구글 쇼크'에 있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1112억 달러로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했으며, 잉여현금흐름(FCF)은 91억 달러(약 12조 2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다. 실적 악화와 함께 AI 관련 투자 비용 부담이 부각되면서 알파벳 주가는 12.64% 폭락한 283.82달러로 마감되었고, 단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671조 원이 증발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비투자 전망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난 점도 시장에 부담을 주었다. AI 인프라 구축 속도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자 외국인들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를 강화했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85포인트(3.83%) 내린 724.38로 마감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1688억 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67억 원과 1377억 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