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와 조직 개편

일본의 자동차 거물 도요타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는 글로벌 로봇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함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정 자동화를 실현하고자 연간 약 64억 달러(한화 약 9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편성했으며, 총 40만 대의 로봇을 현장에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고생산책임자(CPO) 직속으로 로봇 업무를 전담할 별도의 조직도 새롭게 구성할 예정이다.

AI 로봇 기술력과 검증된 사업 확장성

도요타의 로봇 기술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도쿄에서 개최된 행사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휴머노이드 로봇 '큐7'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어 7월에는 AI 로봇 부문에서 분사한 월든로보틱스가 3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11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월든로보틱스는 현재 북미 지역에 위치한 도요타 제조 시설에 범용 로봇을 이미 배치하여 실전 운용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전망과 업계의 기대

금융권에서도 도요타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도요타가 보유한 독보적인 제조 역량과 기술력을 근거로, 2035년이 되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의 3~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수량으로 환산하면 약 19만 대에서 54만 대에 이르는 규모다. 도요타의 투자사인 M&G의 칼 바인은 도요타가 세계 최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며, 자체적으로 구축한 AI 행동 모델과 방대한 양의 제조 데이터가 강력한 경쟁 우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업계의 로봇 패권 경쟁 심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로봇 시장 선점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활용해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연간 3만 대 규모의 생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테슬라 또한 '옵티머스'라는 이름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해 연간 10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중국 제조업 대응과 전략적 로봇 배치

도요타가 이처럼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주요 배경에는 중국 제조업체들과의 경쟁 심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곤 켄타 신임 최고경영자(CEO) 체제 하에서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로봇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는 2030년대 초반 나고야 인근에 들어설 신규 자동차 조립 공장에도 첨단 로봇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도입 예정인 40만 대의 로봇 중 약 25만 대는 협력업체와 계열사에 우선 배치된다. 이는 자체 공장을 로봇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삼아 안정성을 확보한 뒤, 이를 외부 사업 모델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구상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