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향방

미국 의회의 권력 지형을 재편할 중간선거가 임박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선거 이후 전개될 미국 정책의 변화와 이것이 국내외 증시에 미칠 파급력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근거로 중간선거 종료 이후 증시가 상승 궤도에 진입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오는 3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는 조지아주의 투표 마감과 함께 본격적인 개표를 시작한다. 한국 시각으로는 4일 오전 9시 코스피 개장과 맞물려 개표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국내 증시가 움직이는 동안 선거의 대다수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2기 중 최저 수준을 기록함에 따라, 민주당이 하원과 상원을 모두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Blue Wave)'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블루스윕'이 현실화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력은 약화될 수 있으나, 대통령이 보유한 거부권과 외교·통상·관세 관련 권한은 여전히 유효해 기존 정책 기조가 전면 폐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S&P500과 코스피의 역사적 상승 패턴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미국 중간선거는 승패와 관계없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며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 왔다. 1950년부터 2022년까지 실시된 19차례의 중간선거 이후 1년 동안 S&P500 지수가 하락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중간선거 이후 S&P500의 12개월 평균 수익률은 15.1%를 기록했다. 이는 대선이 있던 해의 수익률인 8.6%보다 1.8배 높고, 일반 연도의 수익률인 6.6%보다는 2.3배 높은 수치다. 특히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했던 7번의 '블루스윕' 사례에서도 12개월 평균 수익률은 15.5%로 전체 평균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연중 평균 -17.7%의 조정을 겪은 뒤 저점으로부터 1년간 평균 31.8%의 반등을 보이는 패턴이 반복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정책적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분할정부 체제하에서 입법 변화 가능성이 줄어드는 동시에 대통령 임기 3년 차를 맞아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정책의 영향권에 있는 한국 증시 역시 중간선거의 향방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투자세액공제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같은 입법 사안은 물론, 관세와 같은 행정부 권한 사항도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 이후 결정되는 장기금리, 환율, 유가 등의 변동성은 외국인 자금의 유입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업종별 차별화와 금리 변수의 중요성

키움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한도가 폐지된 2002년부터 2022년까지 6차례의 중간선거 이후 코스피는 6개월 뒤 6.3%, 12개월 뒤 10.5%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1975년 이후의 광범위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해도 중간선거 6개월 후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10.9%에 달했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업종별 희비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승리하는 '블루스윕'이 나타나면 태양광 및 배터리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정책 수혜가 예상되지만,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동력이 약해지면서 조선 업종의 기대감은 낮아질 수 있다. 반면 반도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견고하고, AI 투자나 미·중 기술 경쟁 구도가 지속되는 한 어떤 결과에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중간선거 이후의 금리 국면이 코스피의 상승 지속성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기였던 2018년과 2022년에는 선거 이후 코스피가 반등했다가 다시 선거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갔으나, 금리 완화 또는 동결기에는 상승세가 유지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선거 이벤트 통과에 따른 낙관론보다는 고금리 부담이 완화되는지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