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가속화에 마이크로소프트도 차입 행보

인공지능(AI) 분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 투입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그동안 부채 조달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규모 채권 발행을 결정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9일(현지시간) MS가 최소 250억 달러, 한화로 약 33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달러 표시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MS가 미국 채권 시장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지난 2017년 이후 9년 만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지난해부터 다른 거대 기술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채권을 찍어내며 시장에 진입할 때도 MS는 별도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나, 결국 AI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차입의 길을 택하게 된 것이다.

압도적 신용도 증명한 낮은 가산금리

이번에 발행되는 채권은 만기가 2년인 단기물부터 40년인 초장기물까지 총 10개의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된다. 특히 2066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최장기물의 경우, 미국 국채 금리에 1.05%포인트(p)를 더한 수준으로 금리가 책정되었다. 이는 알파벳, 메타, 오라클 등이 발행한 40년물 채권의 가산금리(스프레드)가 1.3~1.4%p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MS가 보유한 'AAA'라는 독보적인 신용등급 덕분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신뢰도는 실제 수요로 이어졌다. 이번 채권 발행에는 전체 물량의 4배를 상회하는 1,150억 달러 이상의 청약 금액이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번 발행의 주관은 웰스파고와 JP모건 체이스, UBS 그룹이 담당하며, 조달된 자금은 자본지출(CapEx)을 포함한 일반적인 기업 운영 목적으로 투입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 급증과 시장의 흐름

MS는 직전 발표한 2027회계연도 1분기(7~9월) 실적을 통해 자본지출을 늘리면서도 잉여현금흐름(FCF)의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한 바 있다. 현재 반도체 수급 문제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비용 폭증이 맞물리면서, 기술 기업들의 채권 발행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매번 경신하는 추세다. 실제로 올해 전 세계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투자등급채권 발행액은 3,130억 달러(약 420조 원)를 넘어서며 작년 대비 3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이러한 자금 조달 확대는 시장에서 거대 기술 기업들의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채권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를 살펴보면 메타는 116bp, 오라클은 275bp를 기록하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MS는 54bp 수준에 머물며 타 기업 대비 매우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