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심 조직 개편 나선 국내 통신사
인공지능(AI)을 차세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설정한 국내 주요 통신 사업자들이 인력 재배치와 차기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인적 자원 재배치를 위해 인사 평가를 조기에 실시하고 있으며, KT는 내년도 사업 계획의 실행 시점을 앞당겨 연말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조직 개편의 전제 조건인 직원 인사 평가를 예년보다 앞당겨 진행 중이다. 이미 일부 조직의 평가는 완료되었으며, 나머지 조직들도 순차적으로 평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평가 일정은 평소보다 2~3주가량 빠른 것이 특징이다. 이는 AI 사업 확장에 발맞춰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내년도 사업을 이끌 조직을 선제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다양한 역량과 경험을 보유한 구성원들을 연말에 사내 핵심 사업부로 배치하여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 전환(AX)과 AI 분야, 그리고 보안 및 성장 사업 부문에서 인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재배치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통상적인 연말 인력 이동 규모가 300~400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올해는 약 500명 안팎의 인원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KT, 연말부터 내년 사업 실행 돌입
반면 KT는 내년도 사업 계획의 구체화와 실행 준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연말을 단순히 내년 사업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두지 않고, 실제 실행에 착수하는 시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윤영 KT 대표는 최근 진행된 그룹사 최고경영자 회의에서 내년도 추진 과제와 목표를 조기에 확정하고, 오는 11월에서 12월 사이에는 사업을 실행하도록 그룹사들에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그룹사들이 내년 사업 방향을 미리 설정하고 연말까지 추진력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다만 SK텔레콤이 인사 평가를 서두른 것과 달리, KT의 구체적인 평가 일정은 아직 공지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두 기업이 내년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AI를 통한 성장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 서비스와 AI 인프라, 그리고 AI 서비스를 통합하는 'SKT 성장 기어(SKT Growth Gear)' 전략을 추진 중이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공공·국방 및 산업별 특화 AI 시장을 공략하고, 기존 통신 서비스와 네트워크에도 AI 기술 적용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AI 경쟁의 중심축이 모델과 인프라를 넘어 토큰을 안정적으로 생성하고 공급·활용하는 생태계로 넓어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통신과 AI 역량을 결집하는 것은 SKT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X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
KT는 AI 인프라와 기업용 서비스를 축으로 하는 'AX 플랫폼 컴퍼니'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윤영 대표는 지난 7월, AI 데이터센터와 해저케이블 등 관련 분야에 향후 5년간 6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기업이 AI 모델을 선택하고 사용량을 관리하며 과금 및 정산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토큰 팩토리'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확실한 성장을 더해 AX 플랫폼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의 인사와 조직 정비가 내년도 사업의 실행력을 결정짓는 핵심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을 기반으로 AI 사업을 본격화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인 만큼, 경영진이 사업 방향을 확정하고 이에 맞춰 조직과 인력을 배치하는 과정을 일찍 시작할수록 새해 사업 추진을 위한 체계 구축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