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9연승과 1라운드 전승이라는 불가능한 기록

서울 삼성의 김상식 감독은 경기 전 기록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커지면서 매주 결승전을 치르는 듯한 중압감을 느낀다고 토로했으나, 결국 삼성은 그 부담감을 뚫고 KBL 역사상 유례없는 대기록을 완성했다. 30일 고양시 고양소노아레나에서 펼쳐진 2026~2027 남자프로농구(KBL) 고양 소노와의 맞대결에서 삼성은 95-87로 승리하며 개막 9연승을 달성했다. 이는 과거 2011~2012 시즌의 동부와 2014~2015 시즌의 오리온스가 보유했던 최다 개막 8연승 기록을 경신한 수치다. 또한 삼성은 1라운드 전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도 써 내려갔다. KBL 역사상 라운드 전승은 총 11차례(4라운드 3회, 5라운드 3회, 6라운드 5회) 발생했으나,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위기를 극복한 집중력과 선수들의 활약

경기 초반 삼성은 뛰어난 슛 감각을 바탕으로 전반을 56-46, 10점 차로 앞서며 기세를 잡았다. 1쿼터 초반에는 소노의 자니 오브라이언트가 연속 득점을 올리며 5-7로 뒤처지기도 했으나, 2분 11초경 이관희가 3점슛을 성공시키며 역전에 성공한 뒤 3쿼터 종료 시점까지 단 한 번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다만 3쿼터 들어 삼성은 턴오버가 9개를 기록하며 1~2쿼터 합계(6개)를 넘어서는 실책을 범했고, 이 과정에서 소노가 23점을 몰아치는 동안 삼성은 14점에 그치며 70-69로 1점 차까지 추격당하는 위기를 맞았다. 4쿼터 시작 35초 만에 이정현에게 점수를 허용하며 70-71로 역전당하며 승부는 요동쳤으나, 케렘 칸터와 이규태 등 선수들이 침착하게 득점을 올리며 승기를 되찾았다.

클러치 상황의 변화와 김상식 감독의 리더십

지난 시즌까지 삼성은 4쿼터 클러치 상황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올 시즌 1라운드 동안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기 종료 30초 전 이규태의 3점슛이 터지며 91-82로 격차를 벌린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들뜨지 않고 백코트에 집중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케렘 칸터(32득점), 이관희(18득점), 크리스 맥컬러(15득점), 저스틴 구탕(11득점) 등 4명의 두 자릿수 득점자로 구성되었으며,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소노를 압도했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9연승이 꿈만 같다며 선수들을 격려했고, 부임 이후 강조해 온 '서로 탓하지 않고 하나로 뭉치는 문화'가 선수들에게 잘 정착되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폭발적인 득점력과 투맨게임을 갖춘 소노를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았으나, 결국 삼성은 그들을 꺾고 새로운 역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