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과 '조속한 이행' 사이의 균형
청와대는 30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하여, 한미 간 합의 사항 중 우리 측을 구속하는 핵심 문구로 ‘조건에 기초하여 조속히’를 꼽았다. 청와대 측은 ‘조속히’라는 표현이 현 정부의 임기 내인 2028년까지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공약 사항을 반영한 것이며, 현재 전환에 필요한 조건들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상당 부분 성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 이슈에 대해서는 국제 사회에서의 역할을 고려할 때 방관하기 어려운 사안이라 언급하며,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회의 동의 절차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미국이 전작권 전환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일각의 해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관계자는 미국이 전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전작권 논의의 역사를 짚어 설명했다. 2000년대 초 노무현 정부가 처음 제기한 전작권 전환은 2012년을 목표로 한미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 2015년으로 시점이 연기되었다. 당시에는 별도의 조건이 없었지만,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며 ‘조건에 기초한 전환’으로 원칙이 수정되었고, 문재인 정부의 한미 정상회담 발표문에 ‘조건에 기초해 조속히’라는 문구가 명시되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국내 정치적 이슈로 인한 논란과 한미 간 시점 차이
전작권 전환의 핵심은 ‘조건에 부합하면서도 조기에’ 달성하는 것이며, 전환 이후에도 한미 간의 공조 체계와 연합 방위 태세가 흔들림 없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관계자는 강조했다. 여러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처럼 보일 수 있으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모두 해결 가능한 문제라는 설명이다. 현재 정부는 이재명 정부의 임기 종료 시점인 2028년을 목표로 미국과 긴밀히 입장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미 상원 청문회 등에서 전환 시점을 2029년 1분기로 언급함에 따라, 정부 구상과 약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차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양국 간의 시점 차이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관계자는 전작권 문제가 난제로 비춰지는 이유로 국내의 정치적 요소들을 지목했다. 실제 상황보다 국내 정치적 이슈로 인해 사안이 증폭되고 첨예해진 측면이 있으며, 정부는 이러한 정치적 변수를 피해 원만한 협의를 통해 타결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내년 초로 예정된 한미안보협의회(SCM)가 올해 말에서 연기된 것에 대해 국방부는 단순한 일정상의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상 안보와 남북 군사적 긴장 상태에 대한 대응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까지 한시적으로 넓히는 방안에 대해, 관계자는 유럽 국가들의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20%인 데 비해 한국은 60~70%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국제적 역할 수행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현재 정부는 올해 말 만료되는 청해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에 작전 범위 확대와 해상초계기 추가 배치 내용을 포함해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남북 간 군사분계선(MDL)에 대한 인식 차이를 줄이기 위한 군사당국 회담 제안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설치한 철책선이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시설물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통일된 입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정황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국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미국과 소통하고 협의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간 대북 정보 협력이 제한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과 연관된 ‘구성’ 문제가 원인임을 인정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쿠팡을 비롯해 구글, 애플 등 기업 관련 이슈와 공정거래법 집행에 대한 미국의 문제 제기 등 복잡하게 얽힌 현안들을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 협상 정체 해소와 정치권 비자 문제 관련
핵추진잠수함 관련 안보 협상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이후 순항했으나, 대미 투자 지연과 정보 제한 문제 등으로 인해 현재 정체된 상태다. 정부는 이러한 ‘홀드’ 상태의 논의를 다시 가동하려 시도 중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야권 인사들의 미국 비자 발급 문제와 한미 간의 긴장 관계가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미국 측이 비자 문제를 별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통례적으로 발급 사유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