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수익성 우려에 기술주 급락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대형 기술주들의 약세가 시장을 압도하며 하락세로 마감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실적 충격을 기록하면서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본 대비 실제 수익성이 확보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재점화되었고, 이로 인해 나스닥 지수의 하락 폭이 유독 컸다. 다만 시장 전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헬스케어와 중소형주로 흘러 들어가는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며 업종별로 뚜렷한 차별화 장세가 펼쳐졌다.
이날 주요 지수를 살펴보면 나스닥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38% 하락한 2만6184.72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0.30% 내린 7720.39에 머물렀으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역시 0.25% 감소한 5만2342.56로 장을 끝냈다.
알파벳 실적 쇼크와 기술주 동반 약세
하락세의 중심에는 알파벳이 있었다. 알파벳은 3분기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고, 잉여현금흐름에서도 90억 700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내며 주가가 12.6%나 폭락했다. 특히 기존 검색 서비스보다 수익성이 낮은 AI 검색 이용이 늘어난 점이 검색 광고 부문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던 마이크로소프트(MS)마저 장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하락세로 돌아섰고,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같은 AI 클라우드 기업과 반도체 관련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순한 AI 투자 규모를 넘어, 이를 뒷받침할 현금 창출 능력과 실제 수익 실현 여부를 냉정하게 따지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개별 기업들의 성적표도 엇갈렸다. 캐터필러는 전체 매출과 이익이 예상을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 부문 매출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며 9% 이상 급락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서비스나우와 포티넷은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각각 20% 넘게 밀려나며 큰 타격을 입었다.
헬스케어 순환매와 경제지표의 혼조세
기술주와 반대로 헬스케어 섹터는 강세를 보였다. 비만치료제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한 일라이릴리가 7.1% 상승했고,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낸 머크도 3.8% 올랐다. 이러한 흐름 속에 S&P500 구성 업종 중 8개가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기술주에 몰렸던 매수세가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확인된 것이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견조한 성장세와 지속적인 물가 압력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미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 3.4% 증가하며 예상치인 3.2%를 넘어섰다.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1%를 기록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했다. 다만 9월 실질 소비가 사실상 정체된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경계감도 함께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