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헌신으로 맞이한 수술 1주년의 감사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아내 덕분에 새로운 생명을 얻은 남편이 수술 1주년을 기념해 병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강세동(63)씨는 수술 후 1년이 되는 시점을 맞아 신장을 내어준 아내와 가족, 그리고 의료진에게 진심을 담은 감사 편지를 보냈다. 올해로 결혼 36주년을 맞이한 강씨는 동갑내기 아내가 젊은 시절부터 보여준 아낌없는 사랑에 이어, 이제는 신장까지 나누어준 것에 대해 평생 갚아도 모자랄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평소 건강을 유지하던 강씨는 지난해 진행한 건강검진에서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것을 확인하고 인근 병원을 방문했다.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신부전 판정을 받은 그는 2025년 3월부터 본격적인 신장투석을 시작해야 했다. 가장의 갑작스러운 투석 소식에 해외에서 근무하던 아들이 아버지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겠다며 귀국하는 결단을 내렸다. 아들은 아내의 걱정을 덜기 위해 이 사실을 숨기려 했으나, 이식 전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은 아들의 행보를 알게 된 아내가 아들을 만류하며 본인이 직접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 성공과 일상으로의 복귀
결국 아내가 기증자로 나서게 된 강씨는 혈액형이 서로 다른 아내의 신장을 이식받았다. 일반적인 경우보다 난도가 높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강씨는 건강을 회복해 현재는 현업에 복귀하며 평온한 일상을 누리고 있다. 해남에서 서울로 상경해 학업을 이어가던 시절, 넉넉지 못한 형편 속에서도 대학 시절 만난 아내는 은행원으로서 강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강씨는 수업 후 따뜻한 저녁 식사와 술 한잔을 챙겨주며 학비까지 보태주었던 아내와의 소중한 기억을 회상했다.
강씨는 1년 전 수술실에 들어갈 당시의 두려움이 이제는 감사함으로 바뀌어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고 전하며, 서울성모병원의 박순철, 윤혜은 교수를 포함한 모든 의료진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주치의인 윤혜은 신장내과 교수는 지난 10월 20일 외래 진료에서 강씨의 신장 기능 수치가 호전되어 복용 약물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아들과 아내가 서로 기증하려 했던 가족의 강한 사랑과 지지가 환자의 빠른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고난도 이식 기술의 발전과 의료진의 다짐
박순철 장기이식센터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혈액형 부적합 이식 기술의 도입 덕분에 과거에는 공여자를 찾지 못해 포기해야 했던 환자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장기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인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은 혈액형 부적합 이식 외에도 고도 감작 환자를 위한 탈감작 후 생체·뇌사자 이식, 난치성 혈액질환 이식, 면역관용 유도 이식 등 고난도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2009년 5월 첫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성공시킨 이후 꾸준히 사례를 늘려온 병원은 올해 2월 해당 이식 500례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