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넘어 활력 지원하는 에이지테크의 진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의 노화 궤적을 예측하고 질병 발생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예방형 에이지테크'가 시니어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력과 건강을 겸비한 액티브 시니어 계층이 확대됨에 따라, 에이지테크의 역할 또한 단순한 돌봄 서비스를 넘어 노년의 활력을 증진하는 산업군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는 추세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개최된 'AX 에이지테크 포럼 2026'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AI를 통해 고령층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로를 논의했다. 이들은 동시에 기술이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반드시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 치료에서 예측과 예방으로
한승호 이화의료아카데미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에이지테크에 대한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한 원장은 기존에 에이지테크가 고령화나 요양 시설의 돌봄 등 부정적인 이미지와 연결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AI가 개인별 맞춤 데이터를 분석해 노화 과정을 예측하고 건강 솔루션을 제안하면서 이러한 개념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료 영역에서는 웨어러블 장비와 각종 센서를 통해 축적된 생체 정보를 AI가 정밀 분석함으로써 심혈관 질환이나 수면 장애, 낙상 사고의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또한 치매의 초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등 의료의 중심축이 사후 치료에서 사전 예측 및 예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 원장은 젊은 시절부터 건강수명을 기대수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I와 인간의 공존을 위한 4대 과제
최희윤 한국디지털웰니스협회 회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인류가 마주한 3대 변혁기로 초지능의 등장, 초고령화 사회 진입, 그리고 기후 위기를 지목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고령자의 자립을 돕고 질병을 예방하는 에이지테크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최 회장은 AI 기술의 보안 취약점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술 검증을 위한 인간의 감독, 투명한 제도적 장치 마련, 디지털 격차 해소, 그리고 인간 존엄성 우선이라는 4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AI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상생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술이 진보하더라도 공감과 존엄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수호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공진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은 에이지테크가 고령층을 보살피는 기술에 머물지 않고, 건강하고 역동적인 노후를 설계하는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