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플랫폼 수요 흡수하는 인텔의 새로운 전략

인텔이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구형 메인보드 사용자들을 위한 '랩터레이크 넥스트' 프로세서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과 기존 하드웨어 플랫폼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를 고려한 것으로, 2021년부터 2024년 사이에 출시된 시스템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메인보드 교체 없이 프로세서만 바꾸어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텔은 기존 랩터레이크 아키텍처를 활용해 시장의 업그레이드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할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기존 메모리 규격을 지원하는 프로세서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 가격비교 서비스 다나와의 지난주(10월 25일~11월 1일) 데스크톱 판매 통계에 따르면, DDR4 메모리를 사용하는 13·14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비중은 17%를 기록했다. 반면 최신 DDR5 메모리 기반의 코어 울트라 200S 비중은 8% 수준에 머물러 있어 기존 플랫폼의 생명력이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인텔은 랩터레이크 제품군의 시장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기술 마케팅 총괄은 지난 8월 인텔 7 공정 기반의 14세대 랩터레이크 리프레시 제품이 향후 수년간 인텔 포트폴리오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메인보드 호환성 확보와 '드롭인' 전략

메인보드 제조사들 또한 이러한 흐름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기가바이트는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중순 사이에 일부 구형 인텔 메인보드를 대상으로 한 새 펌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기가바이트 측은 이번 업데이트가 향후 출시될 프로세서와의 호환성을 넓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성장 가능성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펌웨어를 업데이트한 뒤 새 프로세서로 교체하기만 하면 복잡한 재조립이나 메인보드 교체 과정 없이도 검증된 플랫폼의 성능을 보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 플랫폼을 그대로 유지하며 성능을 높이는 '드롭인(Drop-in)' 전략과 유사하다. 매체 클럽386은 글로벌 무貿易 및 세관 운송 기록을 근거로, 랩터레이크 기반의 미출시 인텔 프로세서 4종이 지난 8월부터 베트남을 통해 출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세관 기록에서도 제품명이 '랩터레이크 넥스트'로 명시되어 있어 출시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구체적인 코어 구성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으나, 제조 공정은 기존 13·14세대와 동일한 인텔 7 공정을 쓰거나 이를 일부 개선한 동급 공정을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 선택의 현실적 이유와 시장의 반응

인텔의 차세대 공정인 인텔 3나 인텔 18A는 EUV 노광 기술을 통해 전력 효율과 집적도를 대폭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재 이 공정들은 제온 6 및 제온 6+와 같은 서버 및 데이터센터용 제품 생산에 집중되어 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첨단 공정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생산 원가와 우선순위를 고려할 때 기존 인텔 7 공정을 유지하는 것이 경영 측면에서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만약 인텔이 예상대로 내년 상반기에 랩터레이크 넥스트를 선보인다면, 2021~2022년경 12세대 제품을 구매했던 사용자들은 기존 부품을 유지한 채 프로세서만 교체하여 비용 효율적으로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교체 시장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업계의 시각이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메인보드 제조사 관계자는 펌웨어 업데이트 등 유지보수 업무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제조사가 얻는 실질적 이득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텔은 미출시 제품에 관한 루머나 시장의 관측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