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층 중심으로 급증하는 사전투표
다음 달 3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경합 지역에서 사전투표 참여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등록 유권자와 무당층의 투표 참여도가 공화당 유권자들을 크게 웃도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민주당 지지 기반을 중심으로 한 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중이다.
플로리다대학교 선거연구소가 25일 오후 7시 24분(현지시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인원은 총 2,799만 7,20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선거를 9일 앞둔 시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2,040만 명이었던 2022년 중간선거 당시보다 무려 37%나 많은 수치다.
정당 등록 정보가 확인된 27개 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러한 흐름은 더욱 명확하다. 전체 사전투표자 1,374만 4,637명 중 민주당 등록 유권자는 620만 4,279명(45.1%)을 기록해, 422만 4,451명(30.7%)에 그친 공화당 등록 유권자보다 약 198만 명가량 더 많았다. 무소속 및 소수정당 등록 유권자는 331만 5,907명(24.1%)으로 나타났다.
CNN은 주요 경합주 내 민주당 유권자의 사전투표 비중이 2년 전보다 확대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내 경선과 보궐선거, 각종 여론조사에서 관찰되었던 민주당 지지층의 강력한 투표 의지가 사전투표 과정에서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변화의 조짐
민주당 지지층의 높은 참여도는 경합주를 넘어 공화당의 텃밭이라 불리는 지역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지난 22일까지 주별 선거 데이터 분석 결과, 캔자스주는 2022년 동기 대비 사전투표가 약 69% 급증했으며 메인주는 41%, 아이오와주는 24%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캐토바 대학교 마이클 비처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사전투표량은 120만 표를 돌파하며 2022년보다 37% 늘었다. 이 성장을 주도한 것은 민주당 등록 유권자(47%)와 무당층(60%)이었으며, 공화당 등록 유권자의 증가율은 2.6%에 머물렀다.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교수는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캔자스, 메인,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등지에서도 민주당과 무당층의 증가폭이 공화당보다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민주당과 무당층이 훨씬 적극적인 반면 공화당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동일한 패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경합 구도가 공화당 강세 주로 이동하는 이유를 뒷받침하며, 현재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민주당의 우세가 정확하고 대규모 오차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화당 유권자들이 전통적으로 선거 당일 투표를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투표 수치만으로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트럼프 지지층의 균열과 히스패닉의 이동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텍사스주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선거분석기관 디시전데스크HQ(DDHQ)가 22일까지 집계된 약 206만 표를 분석한 결과, 민주당 성향 유권자는 44.3%, 공화당 성향은 43.7%로 추정되었다. 특히 히스패닉계 사전투표자 중 민주당 성향의 비중이 공화당 성향보다 약 2.5배 높았다. 다만 텍사스는 유권자 등록 시 정당을 기재하지 않으므로 이는 통계 모델에 기반한 추정치다.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지지층 내에서 발생하는 균열과도 연결된다. 워싱턴포스트, ABC 뉴스, 입소스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를 지지했던 등록 유권자의 22%(전체 유권자의 약 8%)가 현재 그의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란 전쟁, 고물가, 관세 정책 등에 실망한 이들은 주로 공화당 지지자나 무당파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중 이번 중간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하거나 이미 투표를 마친 비율은 53%로,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층의 76%보다 23%포인트 낮았다. 이는 트럼프에 대한 실망이 곧장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율을 저하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2024년 대선 승리의 핵심이었던 히스패닉계 유권자의 지지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의 공동 조사 결과, 히스패닉 유권자의 61%가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혀 공화당(31%)을 30%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확보했던 히스패닉 지지율 44%와 대조되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