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억 원 투자 유치한 랑데부 로보틱스의 혁신

미국의 우주 스타트업인 랑데부 로보틱스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기준) 2,000만 달러, 한화로 약 267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2024년에 설립된 이 기업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우주 구조물을 스스로 조립하는 자율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차세대 모듈의 개발과 우주 실증 실험, 그리고 전문 인력 채용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도요타자동차의 벤처투자 부문인 도요타벤처스와 미국 팰컨X 등이 참여했다.

로켓 규격에 갇힌 위성 설계의 한계 극복

기존의 인공위성 제작 방식은 발사체인 로켓의 크기와 형태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는 치명적인 제약이 있었다. 로켓의 보호 덮개인 페어링 내부 공간에 위성이 반드시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리적 한계는 통신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형 안테나 설치나 전력 확보를 위한 태양전지판 확장 등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 랑데부 로보틱스는 완성된 형태의 위성을 통째로 쏘아 올리는 대신, 부품들을 모듈 형태로 나누어 발사한 뒤 우주 공간에서 직접 조립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마치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모듈을 결합해 크기와 모양을 자유롭게 바꾸는 기술이다. 이는 향후 우주 거주 시설이나 대형 우주정거장 같은 거대 구조물 건설에도 응용될 수 있다.

자력과 센서로 구현하는 자율 조립 기술

현재 이들이 개발 중인 모듈은 폭이 약 1m에 달하는 육각형 판 형태를 띠고 있다. 각 모듈 내부에는 센서와 컴퓨터, 그리고 전력을 이용해 자력을 조절할 수 있는 전자석이 탑재되어 있다. 센서를 통해 모듈의 위치와 방향을 정밀하게 파악한 뒤, 전자석의 힘으로 모듈들을 정렬하고 결합 장치를 통해 고정하는 원리다. 모듈에는 태양전지판, 통신 장비, 열을 배출하는 방열장치 등을 탑재할 수 있으며, 연결된 모듈 간에는 전력과 데이터가 공유되어 하나의 통합된 위성처럼 동작한다. 조 랜든 랑데부 로보틱스 공동창업자는 고장 난 부품 하나를 바꾸기 위해 위성 전체를 새로 만들 필요 없이, 문제가 생긴 부분에 새로운 모듈을 보내 교체하면 된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2028년 우주 실증을 향한 단계적 로드맵

이 기술은 에리얼 에크블로가 MIT 연구를 통해 시작한 것으로, 육각형과 오각형 조각이 전자석으로 결합하는 방식에서 출발했다. 연구진은 이미 2019년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로켓과 2020년 및 2022년 국제우주정거장(ISS) 실험을 통해 미세중력 환경에서의 자율 결합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랑데부 로보틱스는 이를 바탕으로 통신 및 지구 관측용 위성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실증 계획에 따르면, 오는 11월 항공기 포물선 비행을 통한 미세중력 환경에서 모듈 제어 기술을 점검하고, 12월에는 ISS 내부에서 32개의 소형 모듈로 입체 구조물을 만드는 시험을 수행한다. 최종적으로 2028년 4월 이후에는 우주 공간에 배치된 7개의 신형 모듈을 결합해 우주비행체를 만드는 시험을 진행하며, 조립된 구조물을 다시 분리하거나 형태를 재구성하는 기능까지 검증할 예정이다. 크리스 앱셔 도요타벤처스 파트너는 이러한 자율성이 설계자와 운영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