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와 함께 즐기는 AI 미션
SK텔레콤 사무실의 한 풍경은 이렇다. 상사가 심해어 신종에 대한 상황 파악 보고를 지시하자, 김 대리가 작성한 초안은 빈칸이 가득한 상태다.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종 도감 위키, 탐사일지 블로그, 그리고 통신 기술 포럼 세 곳뿐이다. 보고 시한은 단 30분 남짓이다.
이는 SK텔레콤 구성원들이 아침 식사 시간에 실제 업무와 유사한 과제를 수행하는 '에이닷 비즈 코워크' 프로그램의 9회차 미션인 ‘새로운 심해어 단서 찾기’ 상황을 재구성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조식을 먹으며 매주 새롭게 주어지는 업무형 미션을 30분 안에 해결해야 한다. 이번 미션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모닝 레이브(Morning Rave)' 문화를 접목해, 음악과 커피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실무 역량을 키우도록 설계되었다.
크롤링 함정과 LLM의 문맥 파악 능력
미션 수행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위키의 가짜 정보, 여러 페이지에 흩어진 블로그 글, 그리고 직접 계산해야 하는 포럼의 데이터 등 크롤링(웹사이트 정보 자동 수집 기술)의 함정을 돌파해야 했다. 특히 학명과 종 코드가 매우 유사한 종들이 섞여 있어, 단순히 키워드 검색에 의존하기보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문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현장에서는 클로드(Claude)를 도구로 활용했다. 세 개의 웹페이지 링크를 입력하고 빈칸을 채우라는 명령을 내린 뒤, AI가 답을 찾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실시간 리더보드에 표시된 결과에 따르면, 7분 만에 12개 문항을 모두 맞혔음에도 순위는 9위에 머물렀다. 이번 실험은 에이닷(A.)에 링크만 전달해도 AI가 스스로 사이트를 탐색하고 답을 제출하는 프로세스를 구현해, 업무 단계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에이전트와 인간의 역할 분담이 핵심
두 번째 미션은 오는 11월 13일부터 14일까지 T팩토리 성수에서 열리는 ‘2026 성수 군것질마켓’의 입점 심사였다. 참가자들은 마켓 운영사무국 담당자가 되어 80여 건의 신청서 중 조건에 맞는 15곳을 20분 내에 선정해야 했다. 모집 공고의 자격 기준과 현장 게시판의 변경 사항 등 복잡한 정보를 모두 반영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었다.
이 과정에서는 에이닷이 메일과 공고를 읽고, 심사 에이전트의 조건을 수정해 결과를 제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에이닷이 메일함이나 사내 시스템 등 업무 도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커넥터(Connector)'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서버 주소를 클로드 커넥터에 추가해 미션을 수행한 결과, 8분 만에 제출을 마쳤으나 순위는 23위에 그쳤다.
신 매니저는 AI를 실무에 적용할 때 가장 큰 난관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가진 업무 맥락을 어떻게 전달하고 사내 시스템과 어떻게 연동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AI와 사람이 각자의 역할을 나누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하며, 에이닷이 업무 시스템과 연결되어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줄여 실제 업무 수행 단계까지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AI 도입 초기의 의문점을 넘어 '초생산성 혁신'으로 가기 위한 변곡점을 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