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시장 위기 속 엔비디아와 손잡은 네이버
네이버가 검색과 이커머스 분야에서 가중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지원을 받는 AI 공장 구축과 브룩필드의 자금력을 활용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 AI 어시스턴트가 검색부터 예약,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네이버는 미래 생존 전략으로 AI 인프라 제공자로의 변모를 선택했다.
이러한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의 지분 희석을 감수하면서도 엔비디아를 3대 주주로 영입했다. 금요일 공시된 규제 당국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는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10억 달러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오는 11월 6일로 확정했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엔비디아는 약 4.5%의 지분을 확보하며 국민연금과 블랙록에 이어 네이버의 세 번째로 큰 주주가 된다. 이에 따라 이 의장의 지분은 4.03%에서 3.84%로 낮아지며 주주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밀려나게 된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글로벌 협력 모델
이번 투자의 핵심은 기업들이 AI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고성능 서버를 갖춘 데이터 센터인 'AI 공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사 브룩필드가 인프라 확보를 위해 최대 90억 달러를 투입하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이를 구동할 GPU와 핵심 기술을 공급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해당 시설의 운영과 고객 유치를 담당하며, 기업 고객으로부터 받은 수수료로 브룩필드에 인프라 사용료를 지불하고 차익을 수익으로 가져가는 구조를 취한다.
이러한 협력은 네이버에 자금 조달의 통로를 열어주는 동시에 핵심 기술 공급사와의 결속을 강화하며, 엔비디아에는 지분 확보와 함께 자사 GPU 시장 확대를 가져다주는 전략적 거래로 평가된다.
검색 엔진의 위기와 '제로 클릭'의 공포
네이버가 창업자의 지분까지 희생하며 변화를 꾀하는 배경에는 기존 주력 사업의 약화가 자리 잡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 앱의 7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4,702만 명을 기록하며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네이버의 4,684만 명을 앞질렀다. 하지만 구글 역시 위기다. 모회사 알파벳은 3분기 검색 광고 실적이 월스트리트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목요일 주가가 12.6% 급락했는데, 이는 상장 이후 최대 일일 하락 폭이다.
AI가 웹사이트 방문 없이도 직접 답을 제공하는 '제로 클릭' 현상이 확산되면서 검색 엔진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챗GPT의 월간 사용자 수가 1월 1,430만 명에서 9월 1,799만 명으로 25.8% 급증하며 이러한 흐름을 증명했다.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김도현 교수는 AI 에이전트가 고객과의 초기 접점을 가로챌 경우 검색과 이커머스 모두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의장은 지난해 11월 두나무 합병 관련 회의에서 지분보다 사업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027년 AI 공장 가동 및 글로벌 확장 목표
네이버는 2027년 상반기까지 55메가와트 규모의 AI 공장 용량을 확보하고, 최종적으로는 1기가와트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자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엔비디아의 소버린 AI 사업과 결합한 패키지 솔루션을 해외로 수출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AI 거품론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확장되는 인프라를 채울 수 있는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네이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