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결정의 질 높이기 위해 금리 결정 회의 축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연 3.75~4.00%로 유지하며 동결을 결정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향후 금리 결정 회의의 운영 방식이다. 연준은 기존 연 8회였던 금리 결정 회의를 2028년까지 연 6회로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을 세웠다. 이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열풍과 그로 인한 생산성 변화가 물가 및 경제 성장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더 많은 데이터를 통해 정밀하게 검토하기 위한 조치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28일(현지시간) 10월 FOMC 정례회의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2027년에는 전체 FOMC 회의 중 한 차례를 금리 표결이나 정책 설명 없이 통화정책 전략만을 논의하는 시간으로 운영하여 금리 결정 회의를 7회로 줄인다. 이어 2028년에는 전략 회의 비중을 두 차례로 확대해 금리 결정 횟수를 연 6회까지 축소할 예정이다. 다만 전체 FOMC 회의 횟수는 연 8회 체제를 유지한다. 워시 의장은 정책의 적시성과 정보의 풍부함을 확보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중대한 사안을 검토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제도적 선택이 정책 결정의 지혜에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비둘기파적 해석과 국채 금리 하락
금리 결정 횟수 축소 방침이 나오자 시장은 이를 비둘기파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 워시 의장은 지난 7월 이미 회의 횟수를 줄이는 방안을 처음 제안한 바 있으며, 이는 통화정책 판단의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워시 의장의 발언 이후 최대 4bp 하락한 연 4.70%까지 떨어졌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스티브 잉글랜더 G10 외환리서치 글로벌 책임자는 의장의 일정 변경 언급이 시장의 움직임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반면 장기 국채 금리는 약 5bp 상승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12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중반까지 총 세 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년물 국채 금리는 동결 직후 일시 상승했으나, 회의 횟수 축소 발언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강해진 경기 성장세와 물가 불확실성 속의 동결
이번 금리 동결은 지난달 3년 2개월 만에 단행된 0.25%포인트 인상 이후 결정된 것으로,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6일 앞둔 시점에 이루어졌다. 회의 과정에서는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 9월 만장일치 인상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10월 성명서에서는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상향 조정되었다. 연준은 경제 활동이 '견조한(solid)' 속도를 넘어 '강한(strong)' 속도로 확장 중이라고 명시했다. 워시 의장은 상반기 실질 GDP 성장률이 1.8%에서 2.4%로 상향되었으며, 3분기 성장률이 3%를 넘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9월의 판단을 유지했다. 고용 시장 역시 실업률과 노동력 증가 속도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연준은 9월 인상 이후 가계와 기업의 금융 여건이 예상대로 긴축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으나, 이를 완전한 '긴축적' 상태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AI 투자로 인한 경기 과열 우려 속에서도 동결이 결정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워시 의장은 정치적 고려를 배제했다고 밝혔으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이 위원들의 추가 인상 결정에 심리적 부담을 주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