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여는 신소재 개발의 초고속 시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신소재를 설계하는 스타트업 나노포지에이아이가 146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기존 투자사였던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신규 투자자로 새롭게 참여하며 이루어졌다. 지난해 5월 첫발을 내디딘 나노포지에이아이는 원자 단위의 AI 기반 예측 및 설계 기술과 로봇 기반의 자율실험실을 결합해 산업용 신소재를 검증하고 관련 지식재산권(IP)을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의 핵심 역량은 소재의 물성을 원자와 전자의 관점에서 예측하는 AI 기술에 있다. 물질이 열을 받을 때 발생하는 팽창 정도나 배터리 내 이온의 이동성, 전기 전도성 등은 모두 원자 간의 상호작용과 전자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탄소라는 동일한 원소로 구성되어도 다이아몬드와 흑연의 전기적 특성이 판이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노포지에이아이는 원자 사이의 에너지와 힘을 계산하는 AI를 이미 확보했으며, 현재 전자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 패러다임의 전환과 기술 고도화
기존의 시뮬레이션 방식은 막대한 계산 자원이 소모되는 한계가 있었으나, 나노포지에이아이는 이를 AI로 가속화하여 성능이 우수한 후보 물질만을 정밀하게 선별한다. 이를 통해 과거 10년 이상 소요되던 소재 개발 주기를 단 한 달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이들은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차세대 소재 개발을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들과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확보된 투자금은 전자 구조 예측 기술의 고도화와 로봇이 직접 소재를 합성하고 분석하는 자율실험실 구축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실험 데이터가 다시 AI의 학습 데이터로 환류되는 '폐쇄루프(Closed-Loop)' 개발 체계를 완성하여, 반도체 및 이차전지 등 국가 핵심 산업 분야에서 파트너사와 함께 독보적인 소재 IP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KAIST 석학 영입으로 전문성 강화
나노포지에이아이는 기술적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유승화 KAIST 기계공학과 석좌교수를 기술고문으로 영입했다. 유 교수는 물리 기반의 멀티스케일 모델링 전문가이자 KAIST AX 학과장 및 PRISM-AI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소재 공정 최적화와 산업계 협력, 인재 확보를 지원한다. 이로써 나노포지에이아이는 기존에 자문을 맡아온 박찬영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와 함께 강력한 2인 교수 자문단을 구축하게 되었다. 그래프 머신러닝과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분자 특성을 연구하는 박 교수는 소재 AI 원천기술과 R&D 전략 수립을 돕는다.
김동현 나노포지에이아이 대표는 혁신 소재가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음을 강조하며, 데이터 축적을 통해 발견의 속도를 높이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조진환 미래에셋벤처투자 이사 또한 나노포지에이아이가 기존의 시행착오 중심 R&D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혁신하여 글로벌 산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