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진 근속연수와 긴 노동시간의 역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경제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왔다.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에 따르면, 한국 임금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6.6년으로 집계됐다. 이는 OECD 27개 회원국 중 26위에 해당하는 최하위 수준이다. 한국보다 짧은 기간을 기록한 국가는 튀르키예(5.7년)가 유일하다. 2020년 6.0년과 비교하면 근속기간이 다소 늘어난 수치이나, 이탈리아(12.1년), 프랑스(10.2년), 독일(10.0년) 등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반면 노동자들의 업무 시간은 여전히 과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1846시간으로 나타나 OECD 35개국 중 네 번째로 길었다.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 정책 영향으로 2020년(1927시간) 대비 81시간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OECD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특히 독일(1298시간)보다는 548시간, 일본(1614시간)보다는 232시간 더 긴 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이재명 정부는 주 4.5일제 도입 공약과 함께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 중이다.
비정규직 비중 급증과 고용 안정성 악화
일자리의 불안정성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파견직, 일일근로자, 기간제 등을 포함한 임시직 비중은 27.5%를 기록하며 OECD 34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일본(14.2%)의 약 2배에 달하며, 독일(11.5%)과 비교하면 2.4배나 높다. 국내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38.2%인 856만 8000명에 육박한다.
특히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고용 형태가 불안정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비정규직 비율은 58.5%로 나타나,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15.8%)보다 3.7배나 높았다. 고용노동부는 보고서를 통해 임시직 비중이 고용 안정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임을 강조하며, 현재 한국의 고용 안전성이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심화되는 임금 격차와 양극화 현상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기업 규모 간의 임금 격차도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비정규직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만 8635원으로,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인 2만 8599원 대비 65.2% 수준에 그쳤다. 이는 2019년의 69.7%와 비교했을 때 6년 사이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결과다. 또한 300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373만 3000원으로, 300인 이상 사업체의 647만 2000원과 비교하면 57.7%에 불과했다. 2020년 기록했던 60.9%에서 5년 만에 3.2%포인트 하락하며 격차가 심화됐다. 해당 자료는 여러 기관의 노동시장 통계를 취합한 것으로, 지표별로 조사 기준과 대상 연도가 일부 상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