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여객선의 새로운 항해
대서양을 가장 신속하게 가로질렀던 전설적인 여객선이 이제 바다 밑바닥에서 새로운 생명을 품는 거대한 인공 어초로 변모한다. 선체 길이가 무려 300m에 달하는 이 거대한 선박은 이번 달 미국 플로리다주 해안의 심해로 가라앉을 예정이다.
플로리다주 오컬루사 카운티 당국은 지난주 발표를 통해 퇴역한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호’가 이달 중순경 해당 지역 인근 바닷속에 수장될 계획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단순한 폐기 절차를 넘어, 이 배는 해양 생태계를 위한 거대한 보금자리로 활용될 목적을 가지고 있다. 즉, 버려지는 선체를 물고기들의 서식지로 제공하여 인공 어초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 생태계 조성
이번 수장 작업이 완료되면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호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게 된다. 300m의 선체 길이를 가진 이 배는 지난 2006년 바다로 가라앉은 270m 규모의 ‘USS 오리스카니호’가 보유했던 ‘세계 최대 인공 어초’라는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선박은 과거 정기 여객선으로서 독보적인 기록을 남긴 바 있다. 1952년 첫 항해 당시, 대서양을 단 3일 10시간 40분 만에 주파하며 당시 ‘퀸 메리호’가 세웠던 최단 횡단 기록을 무려 10시간이나 앞당겼다. 이러한 초고속 항해의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채 전설로 남아 있다.
관광 자원 및 생태계 활성화 기대
1969년 운항을 마친 뒤 여러 주인을 거치며 노후화가 심화된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호는 지난해 오컬루사 카운티 당국에 의해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 3,000만 원)에 매입되었다. 당국은 인공 어초로의 안전한 전환을 위해 전기 배선을 제거하는 등 사전 준비 작업을 마쳤으며, 선체가 안착할 수심은 약 50m로 계획되어 있다.
오컬루사 카운티 관계자는 해당 선박이 인공 어초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 붉은 바리와 다랑어 같은 다양한 어종을 유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잠수부들이 수중에서 거대한 선체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주변 지역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