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원장 교체와 소통 부재가 부른 노조 설립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 노동조합이 새롭게 출범했다. 최근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민주연구원노조는 강득구 민주연구원장을 상대로 정기적인 소통 창구 마련을 위한 노사협의회 개최를 공식 요구하며 대응에 나섰다. 당 지도부의 변동에 따라 연구원들의 노동 환경이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구성원들과의 대화가 결여되었다는 문제의식이 노조 설립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지난달 29일, 류이현 노조 위원장과 조합원 ㄱ씨, ㄴ씨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민주연구원은 구조적으로 원장 교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특징을 지닌다. 정관상 원장의 임기는 2년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당 지도부 선거 결과에 맞춰 관례적으로 교체되는 양상을 보인다. 류 위원장이 입사한 이후 불과 3년 동안 네 명의 원장이 거쳐 갔을 정도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선거를 마친 뒤 강득구 의원을 신임 원장으로 지명한 것 역시 당헌 57조에 따라 당대표가 원장을 지명하는 관례를 따른 결과다. 강 원장은 지난 9월 여의도 민주당사 취임식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며, 본인부터 혁신의 성과를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연구 자율성 확보와 노동이사제 도입 요구
노조의 요구는 원장의 취임에 따라 연구 방향을 무조건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주요 결정 과정에 구성원들을 참여시켜 달라는 취지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운영된 민주연구원 혁신TF는 싱크탱크 정체성 강화와 정책 연구의 실천적 연계, 정책 네트워크 구축을 3대 과제로 설정하고 연구의 활용 목적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류 위원장은 정치적 변화가 연구소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원장들이 단기 성과에 급급해 충분한 로드맵이나 논의 없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직원들이 마치 새로운 직장에 다니는 듯한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합원 ㄱ씨 또한 기존의 상시 업무가 원장단의 판단에 따라 갑자기 중단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사례처럼 정책 부서 인력 증원 등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민주연구원은 정기 이사회 외에도 국회의원 등 이사들의 일정을 고려해 서면으로 임시 이사회를 여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ㄴ씨는 연구원들의 평가 제도가 바뀌는 등 조직 개편과 정관 개정 사항이 구성원과 사전 논의 없이 서면으로 처리된 뒤 통보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노조는 강 원장에게 노사협의회 개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류 위원장은 연구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소통을 강조했으며, ㄱ씨는 연구직으로서의 자부심과 자율성을 지키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