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상식 밖 판결” 일제히 유감 표명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을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진보 야당들은 이번 판결이 국민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가족을 통한 로비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판결에 대해 깊은 유감을 드러냈다. 전 대변인은 김 의원의 배우자가 남편의 당대표 선거를 지원해준 대가로 영부인에게 선물을 건넸다면 실질적인 이익을 얻는 주체는 김 의원 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배우자가 남편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법원의 판단을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 대변인은 인사 및 이권 청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씨의 사례를 언급하며, 1심에서 징역 7년이었던 형량이 2심에서 5년으로 감형된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향후 김 씨의 상고심 결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국민적 우려가 깊다고 덧붙였다.
“가족 로비의 통로 될 것” 비판 확산
조국혁신당 임명희 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사법부가 가장 가까운 사이인 배우자가 단독으로 처리했다는 식의 궤변을 수용했다고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이러한 논리가 허용된다면 향후 정치인들이 배우자나 가족을 방패 삼아 거리낌 없이 로비를 수행해도 된다는 위험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보당 노혜령 대변인 또한 이번 판결을 권력형 비리에 대한 전형적인 봐주기라고 규정했다. 노 대변인은 대통령의 당대표 선거를 도운 대가로 배우자가 명품백을 전달했으며, 해당 비용이 김 의원의 계좌에서 지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의 공모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법원의 논리를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 “객관적 증거 부족” 이유로 무죄 선고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에게 무죄를 판결했다. 다만 함께 기소되었던 김 의원의 배우자 이 모 씨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의원이 선물 전달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점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부부 관계라는 사실만으로 공소사실을 함께 수행했다고 가정하여 형사 처벌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 측은 지난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지원의 대가로 김 여사에게 267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건넨 혐의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