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대 연구진과 협업했으나 불투명한 세부 지표

로킷헬스케어가 미국신장학회(ASN)에서 자사의 신장재생 패치에 대한 전임상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제시된 핵심 수치는 약 5개월 전 공개된 중간 결과와 동일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연구의 진전 정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회사는 하버드 의대 소속 조셉 본벤트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과 함께 신장 기능의 보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으나, 실험에 투입된 구체적인 동물 개체 수나 치료 효과를 입증할 상세 근거 자료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덴버에서 개최된 미국신장학회 기업 발표 프로그램에서 로킷헬스케어는 브리검여성병원의 조셉 본벤트레 교수팀과 진행한 연구 성과를 선보였다. 해당 실험은 쥐의 요관을 폐쇄해 인위적으로 신장 손상을 일으킨 뒤, 대망(오멘텀) 조직을 활용한 재생 패치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로킷헬스케어 측은 패치를 적용한 군의 62.5%에서 사구체여과율(eGFR)이 유지되거나 개선되는 성과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수치 해석의 모호함과 통계적 유의성 논란

이번 발표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5월에 공개된 중간 결과와 이번 학회 발표 내용이 사실상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5월 26일, 로킷헬스케어는 패치 적용군의 62.5%에서 신장 기능이 보존됐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수치를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추가적인 실험이나 분석이 이루어졌음에도 결과값이 같다는 것은 연구의 진척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62.5%라는 지표의 정의도 일관되지 않았다. 지난 9월에는 사구체여과율의 보존율로 설명했던 수치를, 5월과 10월에는 효과가 나타난 동물의 비율로 설명하며 지표의 기준이 혼용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험의 규모 역시 불분명하다. 로킷아메리카가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는 생쥐 78마리를 대상으로 6개월간 연구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었으나, 이번 발표 자료만으로는 실제 분석에 사용된 표본 수나 62.5%라는 비율이 몇 마리 중 몇 마리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실험 결과의 통계적 검증 필요성

로킷헬스케어가 제시한 수치 자체는 긍정적이다. 패치를 사용한 쥐는 사구체여과율이 평균 2% 상승한 반면, 대조군은 26~33% 감소했으며,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도 패치 적용군에서 대조군 대비 약 95% 낮게 측정됐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지난 5월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패치를 적용하지 않은 군의 p값은 0.0061로 유의미한 악화가 나타났으나, 패치를 적용한 군의 p값은 0.3945로 나타났다. 이는 패치 적용군에서 신장 기능의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음을 뜻하며, 단순히 기능 저하를 막은 것인지 아니면 실제 치료 효과가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비교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업 후원 연구와 학회 발표의 성격

이번 하버드 의대와의 공동연구는 로킷헬스케어가 연구비를 지원하는 기업 후원 연구(Sponsored Research)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3월 체결된 계약에 따르면 총 28만 2,939달러(약 3억 7,800만 원)의 연구비가 지원되었으며, 권위자인 본벤트레 교수가 연구를 총괄한다. 기업 후원 방식은 통상적인 산학협력 모델이지만, 성과 평가 시 지원 관계를 고려할 필요는 있다.

한편, 이번 학회 발표는 정규 학술 초록 발표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있다. 로킷헬스케어의 이나단 CTO가 발표한 세션은 올해 신설된 '이노베이션 애비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4,000달러의 참가비를 내고 20분간 발표 기회를 얻는 기업 전시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미국신장학회의 공식 초록을 확인하면 본벤트레 교수가 저자로 참여한 정규 연구들은 이번 패치 연구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로킷헬스케어 측은 이러한 발표 성격과 통계 결과 등에 대한 질의에 대해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