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에 따른 엔진 시장의 변화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이를 가동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설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4시간 끊임없이 가동되어야 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발전용 엔진의 중요성이 커졌으며, 기존에 선박이나 건설기계 분야에서 축적된 국내 엔진 기술력이 이제는 AI 전력 공급 시장의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주요 기업들은 생산 설비를 확충하고 수주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HD건설기계, 군산에 1168억 원 규모 엔진 생산 거점 구축
HD건설기계는 지난 28일 전북 군산국가산업단지 내에서 엔진 신공장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완공된 공장은 약 6만2700㎡의 넓은 부지에 1168억 원의 자본이 투입되었으며, 연간 1~3MW급 발전용 엔진 1250대와 전차용 엔진 120대를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아울러 전기버스 약 94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인 연간 최대 1460MWh 규모의 배터리팩 생산 능력도 확보했다.
이날 행사에서 HD건설기계는 AI 데이터센터의 고출력 발전기 수요를 겨냥한 37L(약 3만7000cc)급 발전엔진인 ‘DX37’을 새롭게 선보였다. 향후 로드맵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37L급(1.3MW) 모델 양산을 시작으로, 2028년에는 77L급(3MW), 2029년에는 50L급(2MW)에 달하는 초대형 발전용 엔진을 순차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글로벌 수주 확대와 2030년 매출 2.5조 원 목표
현재 HD건설기계는 3MW급 디젤엔진인 ‘DX77’의 시동 테스트를 완료하고 내구성과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에 있다. 이미 성과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달 초 미국 발전 인프라 기업인 이록(ERock)과 약 3900억 원 규모의 가스 발전엔진 롱블록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해당 엔진 본체는 2027년부터 2028년 사이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설비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지난해 1조3000억 원 규모였던 엔진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조5000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국내 엔진 업계의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
국내의 다른 엔진 제조사들 역시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미국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와 관련해 총 1조5831억 원에 달하는 수주를 두 차례에 걸쳐 달성했다. 또한 오는 9월에는 울산에 8336억 원을 투자하여 연간 3GW 규모의 육상 발전엔진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STX엔진 또한 지난 7월 AI 전문 기업인 디노티시아와 손잡고 방산 분야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관련 발전설비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