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투자 전쟁 속 독보적 현금 창출력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독보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입증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구글과 메타, 아마존 등 주요 경쟁사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을 감당하느라 잉여현금흐름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MS는 대규모 설비투자 이후에도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클라우드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이 AI 투자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비용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MS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027회계연도 1분기(2026년 7~9월) 실적을 통해 영업현금흐름이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한 58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서버 및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한 설비투자액은 103% 급증한 393억 6,7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대규모 지출에도 불구하고 영업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액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은 186억 3,300만 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수치이나, AI 인프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속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자금을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경쟁사들의 적자 전환과 MS의 압도적 격차
반면 경쟁사들의 재무 상황은 MS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경우, 3분기 422억 9,000만 달러의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했으나 설비투자 비용으로 513억 5,500만 달러를 지출하며 90억 6,500만 달러의 잉여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4억 6,1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메타 역시 3분기 영업현금흐름은 327억 8,600만 달러였으나, 설비투자 및 금융리스 원금 상환에 349억 600만 달러를 투입하며 21억 2,00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아마존의 경우 아직 3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지난 2분기 지표에서 이미 현금 창출액보다 많은 설비투자가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아마존은 453억 8,700만 달러의 영업현금흐름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542억 800만 달러를 설비투자에 지출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4대 하이퍼스케일러 중 MS만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인프라 투자를 모두 해결하고도 여유 자금을 남기는 유일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성장이 견인한 실적 호조
이러한 견고한 재무 구조의 핵심 동력은 클라우드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 MS의 3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922억 7,9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1% 늘어난 459억 1,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49.8%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순이익 또한 366억 2,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2% 증가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8% 급증한 331억 6,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MS가 기존에 제시했던 전망치인 44~45%를 뛰어넘었다. 이는 기업들이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을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대거 확보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애저와 마이크로소프트365(M365)를 포함한 전체 클라우드 매출은 639억 달러로 전년 대비 30% 성장했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약 69%를 차지하는 핵심 축이 됐다. 또한, 향후 매출로 전환될 기업 고객과의 잔여계약이행의무(RPO)는 67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3%나 급증하며 미래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AI 중심의 조직 개편과 인프라 전략
MS는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3분기 동안 금융리스를 포함해 총 452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500억 달러 이상'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실제 현금 지출을 기준으로 한 설비투자액은 약 394억 달러였으며, 이를 차감한 잉여현금흐름은 186억 달러로 계산된다.
동시에 MS는 AI 및 에이전트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을 단행했다. 이번 회계연도부터 기존의 생산성·비즈니스 프로세스,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개인용 컴퓨팅으로 분리되었던 사업부를 '에이전트·인프라(Agents and Infra)'와 '디바이스·소비자(Devices and Consumer)'라는 두 축으로 재구성했다. 이는 AI 에이전트 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하나의 통합된 사업 단위로 묶어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제공하려는 전략적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