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성장에 매진하나 정부 정책은 현실 외면”

박완수 경상남도지사가 지난 2일 개최된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의 지방 주도 성장 및 지방 우대 정책이 실제 지역 상황과 맞지 않으며, 오히려 지방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지사는 정부가 표면적으로는 지방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지방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거나 수도권 중심의 정책이 추진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지사는 미래대응기금과 농어촌기본소득 제도를 지방 재정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지방의 세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이라는 명목 하에 지방으로 배분될 교부세 재원을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농어촌기본소득처럼 지방정부가 직접 떠안아야 할 지출 항목은 오히려 늘리고 있어, 정부의 재정 지원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중심 부동산 규제와 교통망 지연 문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박 지사는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도권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반면,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방은 농지 규제가 강화되고 개발제한구역 해제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수도권의 주택 가격 상승 문제와 지방의 장기 미분양 문제 등 시장 여건이 판이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수도권에만 치중하고 지방은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반문했다.

광역교통망 구축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도 비판 대상에 올랐다. 박 지사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10년 넘게 개통되지 못하고 있으며, 가덕신공항 역시 필요성이 제기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기본계획 고시 후 3년 동안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가덕신공항 건설을 이유로 800만 영남권 주민이 이용하는 김해공항의 시설 개선이 제약받는 상황을 지적하며, 신공항이 완공되기 전까지 도민들이 겪을 불편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미래 산업 육성과 AI 행정 혁신 과제

박 지사는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지방 우대지수' 도입에 대해서도 실효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현재 적용되는 사업 범위가 제한적이므로, 경남에 필요한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국고보조사업의 국가 부담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부에 건의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2년 연속 10조 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달성한 성과를 넘어, 기업들이 실제로 지역에 안착해 활동할 수 있도록 우주항공, 소형모듈원전(SMR), 피지컬 AI 등 미래 산업 분야의 기업 유치와 성장 동력 확보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사천에서 처음 열린 우주항공방위산업전의 성공을 발판 삼아, 경남을 세계적인 방위산업의 거점으로 키워야 한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연구개발과 투자, 기업 유치 및 전시회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박 지사는 AI 기반 통합복지플랫폼 개통에 맞춰 교통, 문화, 의료, 재난 등 행정 전반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발굴하라고 지시했다. 경남도는 이번 회의에서 나온 과제들을 구체화해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주요 도정 과제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