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규모 AOP 공급계약 체결
삼성SDI가 삼원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라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미 현지 생산 능력과 각형 배터리의 탁월한 안전성을 무기로 대형 수주를 연달아 따내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26일 배터리 업계의 전언에 따르면, 삼성SDI 아메리카(SDIA)는 미국 에너지 전문 기업인 알파오메가파워(AOP)와 1GWh 규모의 ESS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1차 물량을 합산할 경우 전체 공급량은 총 1.5GWh에 달하며, 구체적인 계약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수천억 원대의 규모일 것으로 분석된다. AOP는 이번에 수급한 솔루션을 내년 텍사스주에서 시작될 대규모 전력 프로젝트에 투입할 방침이다.
기술력 집약된 SBB 1.7의 등장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각형 배터리의 기술적 우위와 안전성을 강조한 전략이 적중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이번 계약의 핵심 제품은 고용량 하이니켈 NCA 소재를 기반으로 한 'SBB(Samsung Battery Box) 1.7'이다. 이 제품은 기존 SBB 1.5와 동일한 20피트 규격을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17%나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진단하고 수명을 예측하는 알고리즘까지 탑재하며 삼성SDI만의 설계 역량을 집약했다.
NCA와 LFP의 투트랙 전략
삼성SDI는 미국 시장 내에서 제품군을 다변화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의 에너지 인프라 운영사로부터 2조 원이 넘는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냈으며, 지난 3월에는 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과 1조 5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해당 계약은 NCA와 LFP 배터리를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러한 이원화 전략은 각 배터리의 물리적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는 NCA 배터리는 공간 효율이 중요해 AI 데이터센터용 BBU(배터리백업유닛)처럼 고출력이 요구되는 영역에서 유리하다. 반면 LFP 배터리는 우수한 열적 안정성과 긴 수명, 그리고 경제성을 바탕으로 넓은 수요층을 공략한다.
현지 생산 거점 확대
ES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삼성SDI는 북미 현지 생산 체계도 고도화한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인디애나주 공장을 활용해 생산 라인을 조정 중이다.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NCA 기반의 ESS용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4분기부터는 동일한 공장에서 LFP 배터리 생산 라인도 가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