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테 안경 대신 무테 선택하는 수험생들
지난 주말,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김모군은 평소 즐겨 쓰던 두꺼운 뿔테 안경을 무테 안경으로 교체했다. 다가오는 수능 시험에서 인공지능(AI) 스마트안경에 대한 검사가 엄격해질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김군은 스마트안경을 착용한 것으로 오해를 받아 불필요한 검사를 진행하게 되면, 정작 시험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안경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2일 교육계의 전언에 따르면, 오는 19일 실시되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과 시험 감독관들 사이에서 AI 스마트안경 단속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평범한 안경이 스마트 기기로 잘못 판별되어 검사 시간이 지연되거나 불필요한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핵심이다. 실제로 한 안경원 점주는 지난 주말 동안에만 뿔테 안경을 무테나 금속테로 교체해 간 수험생이 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렌즈 착용 고민과 감독관의 심리적 부담
안경 교체 외에도 일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콘택트렌즈 착용을 고려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수험생 안모군은 주변 친구들 중에서도 렌즈 착용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하며, 다만 평소 쓰지 않던 렌즈를 시험 당일 착용했을 때 눈이 건조해지는 등의 신체적 변화가 시험 성적에 악영향을 줄까 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안경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감독 교사들 역시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중·고교 교사 27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4.4%가 일반 안경을 스마트안경으로 잘못 판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이나 분쟁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방식의 한계와 교육부의 대응 계획
안경의 종류를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보니 특정 수험생을 검사 대상으로 지목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응답은 48.0%를 기록했다. 또한, 만약 스마트안경을 제대로 적발하지 못했을 경우 져야 할 책임에 대해 걱정한다는 답변도 45.9%에 달했다.
이에 교육부는 이번 수능부터 각 시험장에 스마트안경 여부를 판별할 전담 인력을 1명씩 배치할 방침이다. 감독관의 육안 검사를 보완하기 위해 전파탐지기를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나, 올해 수능 현장에 즉각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시험용 전파탐지기를 테스트해 보았으나, 고사장마다 다른 환경과 주변 여건 탓에 올해 도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탐지기의 실효성을 추가로 검증한 뒤 내년 수능부터 시험장에 본격적으로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