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재산분할 다툼, 대형 로펌 전면전 양상
국내 개인 간 재산분할 소송 중 사상 최대치인 약 2조 5500억 원 규모를 둘러싼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와 배우자 이 모 씨의 이혼 소송이 항소심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권 CVO 측은 기존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에 더해 법무법인 율촌을 항소심 변호인단에 추가로 영입하며 1심 판결을 뒤집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율촌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가사1부에 권 CVO 측의 소송위임장을 제출하며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이번 항소심에는 율촌의 송무그룹을 이끄는 이재근 대표변호사를 포함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인 이명철·이승호 변호사, 가사 전문 법관 출신 김성우 변호사가 투입된다. 여기에 가사 사건 전문성을 갖춘 이유경·최윤아 변호사도 합류했다. 기존 대리인인 화우 측 역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한 이민걸 대표변호사와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이동근 대표변호사를 새로 선임하며 대리인단을 대폭 보강했다.
이혼 성립 여부부터 지분 현물 분할까지 핵심 쟁점
1심 재판부는 배우자 이 씨의 이혼 청구를 인용하며,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지분 35%를 현물로 넘기고 현금 65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두 사람의 혼인 관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났으며 그 책임이 양측에 대등하다고 보았으나, 이 씨가 요구한 위자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권 CVO 측은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해 온 가장으로서의 입장을 강조하며 이혼 자체를 부정하는 항변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배우자의 소통 거부로 인한 장기 별거가 관계 파탄의 근거가 된 1심 논리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재산분할의 핵심인 스마일게이트 지분 문제도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권 CVO 재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치를 1심은 약 7조 1049억 원으로 산정했으며, 이 중 35%를 이 씨에게 현물로 이전하라고 명시했다. 권 CVO 측은 1심 판결 이후 주요 로펌을 통해 전략을 검토한 끝에 율촌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가사 문제를 넘어 기업의 지배구조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가사와 기업 송무 분야의 전문 인력을 동시에 투입해 방어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태원 사례 선례 둔 율촌의 합류가 갖는 무게감
율촌의 이번 합류는 최근 대형 기업인 이혼 사건에서의 승소 경험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율촌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1조 3808억 원 규모의 재산분할 판결을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이끌어낸 바 있다. 이후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 7월 최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9440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며, 해당 사건은 현재 최 회장 측의 재상고로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 씨 측은 현재까지 1심과 마찬가지로 법무법인 가온이 대리를 맡고 있다. 양측 모두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한 가운데, 율촌과 같은 대형 로펌이 가세하면서 항소심에서는 이혼 성립 여부는 물론 재산분할 비율과 주식의 구체적인 분할 방식 등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