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시연에 주문 폭주한 '마이크로덕'과 로보티즈의 결합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로 이동하다 바닥에 넘어지면 스스로 일어나는 오리 모양의 로봇이 있다. 프랑스 폴렌 로보틱스가 제작한 '마이크로덕'은 최근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직접 시연에 나서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열풍 속에 핵심 구동 장치인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는 한국 기업 로보티즈가 26일 서울 강서구 소재 본사에서 폴렌 로보틱스와 약 35억 원 규모의 액추에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로보티즈는 마이크로덕에 들어가는 액추에이터 약 75만 개를 공급하게 된다. 현재 폴렌 로보틱스가 파악한 마이크로덕의 수요는 5만 대 규모이며, 로봇 한 대당 로보티즈의 액추에이터가 15개씩 탑재될 예정이다. AI 플랫폼 기업인 허깅페이스 산하의 로봇 개발사 폴렌 로보틱스는 젠슨 황 CEO의 시연 이후 주문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튜 라페르 폴렌 로보틱스 공동창업자 겸 대표는 젠슨 황의 시연이 있은 지 단 3일 만에 1만 5000대의 추가 주문이 몰렸다고 전하며, 내년도 액추에이터 수요가 최소 100만 개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강화학습 플랫폼에서 친근한 반려로봇으로의 진화

폴렌 로보틱스는 마이크로덕의 흥행 비결로 대중에게 친숙한 외형과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꼽았다. 본래 이 로봇은 로봇의 강화학습을 돕기 위한 플랫폼 목적으로 설계되었으나,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반려로봇으로서의 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라페르 대표는 마이크로덕이 반려동물처럼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드는 로봇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폴렌 로보틱스는 이전부터 로보티즈의 액추에이터 브랜드인 '다이나믹셀'을 꾸준히 활용해 온 파트너다. 이미 소형 로봇인 '리치 미니(Reachy Mini)' 개발 단계에서도 다이나믹셀을 적용한 바 있다. 라페르 대표는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는 로보티즈의 기술력을 신뢰해 왔기에 이번에도 로보티즈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B2B 넘어 소비자 시장으로 확장하는 로보티즈의 비전

로보티즈는 이번 마이크로덕 공급을 기점으로 액추에이터 사업의 영역이 소비자용 로봇 시장까지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그동안 기업 간 거래(B2B) 위주의 사업 구조 때문에 제품의 기술력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한계가 있었으나, 마이크로덕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기 로봇의 핵심 부품을 책임지는 만큼 철저한 품질 관리와 생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계약에 따른 매출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반영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로보티즈의 마곡 생산시설은 연간 약 50만 개의 액추에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현재 가동률이 최대치에 달해 있다. 김 대표는 마이크로덕용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주문량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임을 밝히며, 생산 능력이 확충되는 내년 2분기부터는 급증하는 수요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