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휴메인 지분 49% 확보하며 AI 투자 가속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인 아람코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대규모 자본 투입을 결정했다. 아람코는 지난 2일, 자국 AI 기업인 휴메인의 지분 49%를 인수하는 거래를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휴메인은 51%의 지분을 유지하게 되었으며, 아람코는 약 99억 사우디리얄(미화 약 26억 달러) 규모의 현금과 디지털 자산 및 컴퓨팅 자원을 휴메인에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설립된 휴메인은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와 클라우드 플랫폼, 그리고 다양한 AI 모델을 개발하는 전문 기업이다. 이들은 2030년까지 총 3기가와트(GW)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하여, 중동과 전 세계를 잇는 컴퓨팅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아랍어에 최적화된 멀티모달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행보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려는 사우디 정부의 전략적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 아람코는 휴메인의 기술력을 석유·가스 산업에 접목하고, 기존의 디지털 자산들을 상업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자 한다.
후티 반군 공격과 시설 안전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하지만 대규모 인프라 구축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후티 반군의 공격 대상이 주요 산업시설로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과 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13일에는 사우디 동부 다란에 위치한 아람코 본사 건물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하는 사건이 있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해당 공격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며, 사우디 에너지부는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후티 반군이 공항과 석유시설에 대한 추가적인 공격 의사를 밝히면서, 중동 지역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데이터센터 3곳이 타격을 입어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에 문제가 발생한 전례가 있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통신망과 냉각 설비, 끊김 없는 전력 공급이 생명인 만큼, 물리적 공격 위험이 지속될 경우 시설 보호를 위한 비용 상승과 건설 공기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어지는 네옴 프로젝트 협력
이러한 지정학적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의 AI 인프라 구축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휴메인은 지난달 클라우드 전문 기업인 네비우스와 최대 5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공급하기 위한 예비 협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데이터볼트와 협력하여 사우디 네옴 옥사곤 지역에 구축 중이며, 초기 100MW 규모의 시설을 2027년 4분기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람코 측은 이번 협력이 글로벌 기술 시장에서 자사의 입지를 강화하고 AI 분야의 선도적 위치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투자를 통해 AI 산업의 현지화를 실현하고, 보다 빠르고 확장 가능한 통합적 AI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