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흐름으로 갈린 AI 투자 생존력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장이 본격화되면서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이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은 지난 3분기 클라우드 부문에서 나란히 매출 성장을 이뤄냈으나, 투자 부담을 처리하는 방식에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현지시간 28일 발표된 7~9월 실적에 따르면, MS는 설비 등에 약 452억 달러(약 60조원)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186억 달러(약 25조원)의 잉여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약 91억 달러(약 12조원)의 현금이 순유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설비 투자비를 제외하고 남은 금액으로, 기업이 추가 투자를 외부 차입 없이 자체 자금만으로 지속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클라우드 성장세 속 엇갈린 시장 반응

양사의 클라우드 실적은 모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MS의 애저(Azure)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급증한 332억 달러(약 44조원)를 기록했으며, 구글 클라우드 역시 103% 성장한 307억 달러(약 41조원)를 달성했다. 이는 기업들이 AI 모델을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해 컴퓨팅 자원과 관련 서비스를 대거 구매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 향방도 갈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MS는 예상치를 상회하는 현금흐름과 긍정적인 차기 분기 전망에 힘입어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알파벳은 현금 유출 확대와 더불어 광고 매출 및 순이익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10% 넘게 폭락했다.

광고 부진과 투자 손실 직면한 알파벳

매출 규모 면에서는 MS가 전년 대비 19% 증가한 923억 달러(약 123조원)를 기록했고, 알파벳은 25% 늘어난 1276억 달러(약 170조원)를 기록하며 양사 모두 외형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재원 확보 측면에서 MS의 잉여현금흐름은 시장 예상치인 85억 4000만 달러(약 11조원)의 두 배를 넘어서며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설비 투자 이후에도 부채 상환이나 추가 투자를 위한 충분한 자금을 남겼다.

반면 알파벳은 클라우드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금 순유출 규모가 전 분기 59억 달러(약 8조원)에서 이번 분기 91억 달러(약 12조원)로 확대되며 두 분기 연속으로 영업 현금이 설비 투자비를 밑도는 상황이 발생했다. 주력인 광고 사업 역시 블룸버그에 따르면 820억 달러(약 110조원)를 기록해 예상치인 836억 달러(약 112조원)를 밑돌았다. 구글 측은 컨퍼런스콜에서 생성형 AI 모드의 수익화가 아직 낮아 검색 관련 매출 성장에 제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스페이스X 지분 관련 주식 투자 손실 87억 달러(약 12조원)가 순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시장의 평가를 악화시켰다.

지속되는 AI 인프라 지출 전쟁

MS 역시 이번 분기 성과로 모든 투자 부담을 털어낸 것은 아니다. 설비 지출이 전년보다 30% 증가했으나, 공급업체의 컴퓨팅 자원 인도 지연 등으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500억 달러(약 67조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MS는 10~12월 자본지출이 500억 달러를 상회하고 내년 초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향후 지출 확대 시에도 현금 확보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알파벳 또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최대 2050억 달러(약 274조원) 규모의 자본지출 계획을 유지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CFO는 내년에도 대규모 지출이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구글은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비용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특정 대형 고객의 대량 구매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여 안정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