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미 전략과 중국의 중재 역할 가능성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중국 방문과 관련하여, 북미 대화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9일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현장 국정감사에서 여야 간사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의 이러한 보고 내용을 전달했다. 국정원은 현재 북미 간 대화 조건에 대한 입장 차이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전후 시점을 기점으로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4일 김 위원장이 약 1년 만에 중국 단둥을 찾은 것에 대해 국정원은 항미원조 기념이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 다른 숨겨진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특히 최선희 외무상을 외교 행사에 수시로 동행시키고 이번 방중 과정에서도 최 외무상을 지속적으로 부각한 점은 북미 회담을 둘러싼 북한의 고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긴밀하게 접촉한 것은 북한 입장에서 중국과 외교적 논의를 할 수 있는 핵심 사안이 북미 대화뿐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정원은 중국이 직접 나서지는 않더라도 미국 측에 북한의 생각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지난 미중 정상회담이나 시진핑 주석의 방북 당시에도 관련 논의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구체적인 대화 조건을 제시했는지 혹은 중재를 요청한 것인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며, 국정원은 이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후계 구도 변화와 정보 협력 논란 해명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방문 당시 중국 측 영접 인사가 당초 예정됐던 리창 총리에서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으로 급격히 변경된 점을 보고했다. 이는 공산당 5중전회 일정 등에 따른 조치로 파악된다. 또한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군 지도자로서의 서사를 강화하며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되었다. 한편, 최근 제기된 한미 간 정보 협력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관련 발언 등으로 인해 일부 정보가 제한되는 측면은 있으나, 그 외의 정보 차단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이종석 국정원장은 정 장관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최근 언론에서 보도된 '국정원장의 지난 3월 방미 불발설'에 대해서도 명백한 오보임을 재확인했다. 방문이 거절된 것이 아니라, 초청받은 행사에 참석하려던 중 이란 전쟁이 발생함에 따라 대외 여건을 고려해 초청 측에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변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국정원은 북한의 대남 방송 시험설과 관련하여, 경기 가평군 대성리 주민 한 명이 신고한 내용은 잘못된 신고라고 답변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