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비용 부담에 기술주 매도세 가속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실적 발표 이후 보여준 충격이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을 불러일으키며 뉴욕증시를 하락세로 이끌었다. 막대한 자금이 설비투자에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기술주 중심의 매도 압력을 키웠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5% 하락한 5만2342.56에 거래를 마쳤으며, S&P500지수 또한 0.30% 밀려난 7720.39를 기록했다. 특히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1.38% 급락한 2만6184.72로 장을 마감했다.
알파벳 시총 5000억 달러 증발과 업종별 전이
이번 시장 하락의 핵심 원인은 알파벳이었다. 3분기 매출액과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시장의 전망치를 하회한 가운데, 잉여현금흐름이 90억 700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내며 주가가 12.64% 폭락했다. 이로 인해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단 하루 만에 약 5000억 달러가 증발했다. 특히 연간 1950억 달러에서 205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이 시장에 큰 부담을 주었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금 투입은 급격히 늘고 있으나, 투자금 회수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다.
이러한 충격은 주변 업종으로 빠르게 번졌다. 포티넷과 서비스나우의 주가는 각각 20% 이상의 급락세를 보였고, 마벨테크놀로지도 13% 넘게 하락했다. 반도체 섹터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42% 하락했으며, 마이크론(-4.98%)과 AMD(-2.08%)도 동반 하락했다.
방어주와 중소형주로의 자금 이동
기술주 조정 국면에서도 업종별 차별화는 나타났다.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어주와 중소형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일라이릴리는 6.63% 상승했고, 머크도 3.83%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 또한 1.01% 상승하며 기술주와 대비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거시경제 지표 역시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3.4%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