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출신 교황의 민주주의 참여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태생인 레오 14세 교황이 오는 11월 3일 실시되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재자 투표를 마쳤다. 교황이라는 종교적 수장이 세속 국가의 민주적 선거 과정에 직접 투표권을 행사한 것은 역사상 유례없는 사건이다.

교황청은 현지 시각으로 30일, 레오 14세 교황이 시민으로서의 적극적인 참여를 중시하는 본인의 철학에 따라 고향인 시카고에 우편 투표용지를 전달했다고 CBS 뉴스 등 주요 외신을 통해 발표했다. 교황청 측은 민주적 절차에 동참하는 것이 시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는 신념을 교황이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과거 페루에서 신부와 주교로 20년 넘게 머물던 시절에도 투표 자격이 주어질 때마다 빠짐없이 권리를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권자 등록 현황과 정치적 행보

미국 시민권을 보유한 레오 14세 교황은 형제인 존 프레보스가 거주하는 시카고 외곽의 뉴 레녹스 지역 유권자로 등록되어 있는 상태다. 그는 그동안 미 공화당과 민주당의 예비선거는 물론 본선거에도 여러 차례 참여하며 투표권을 행사해 온 이력이 있다.

지난해 5월 미국인 최초로 교황직에 오른 레오 14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 정책을 비판하며 정치적 긴장감을 조성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을 향해 "급진 좌파의 포로"라는 날 선 비난을 퍼붓기도 했으나, 레오 14세는 이에 굴하지 않고 평화 증진과 다자주의적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전쟁 반대 목소리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알려졌다. 그는 지난 13일 오른쪽 폐의 하엽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진행된 조직검사 결과 폐 선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