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수출 1조 달러 금자탑 눈앞
대한민국의 수출 실적이 올해 1조 달러 돌파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4% 급증한 약 1,15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수출 규모는 9,300억 달러에 도달했다. 김정관 장관은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11월 중 연간 수출액 1조 달러 달성이 확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 목표가 달성된다면 한국은 독일, 미국, 중국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수출 1조 달러 고지에 올라서게 된다. 또한 국가별 수출 순위에서도 중국, 미국, 독일 다음인 세계 4위 자리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어 수출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반도체 호황이 견인하는 경제 성장
내수 시장의 규모가 제한적인 한국 경제 체제에서 수출은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다. 지난해 7,000억 달러를 달성했던 수출액은 단 1년 만에 8,000억 달러와 9,000억 달러를 차례로 넘어서며 1조 달러를 향해 거침없이 전진하고 있다. 이러한 낙관적 전망의 중심에는 수출의 일등 공신인 반도체 산업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년 치의 물량이 이미 완판된 상태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특수가 지속되면서, 수출 지표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률, 경상수지, 세수 등 경제 전반의 수치들이 놀라운 성과를 연이어 보여주고 있다.
반도체 쏠림 현상과 AI 회의론의 경고
하지만 화려한 수출 통계의 이면에는 간과할 수 없는 위험 요소들이 잠재해 있다. 가장 큰 우려는 반도체에 지나치게 편중된 산업 구조다. 실제로 지난 10월 수출액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9%에 달해 전체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경기가 둔화될 경우 수출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임을 시사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제기되는 AI 회의론은 불안 요인이다.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하게 되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은 즉각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또한 수출과 성장의 성과가 내수 시장이나 고용 시장으로 원활하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내수 활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 필요
수출 1조 달러라는 성과가 단순한 일시적 횡재에 그치지 않으려면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초격차 기술력을 유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국회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지원할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을 신속히 처리해야 하며, 여기에는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아울러 15년 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제정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서비스산업의 성장을 도모해야만 수출과 성장의 온기가 미치지 못하는 내수와 고용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비스산업은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