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살의 체조 여왕, 아들의 치료를 위해 도마를 뛰다

우즈베키스탄의 옥사나 추소비티나는 24일 일본 나고야의 종합체육관 레인보우홀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을 앞두고 집중된 표정으로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나고야에서 열린 이번 결선에서 추소비티나는 두 차례의 연기를 마친 끝에 13.199점으로 5위에 자리 잡았다. 메달권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룬 그에게 관중의 박수는 쏟아졌다.

아들의 치료를 위해 도마를 뛰다

추소비티나의 도약에는 아들의 건강이 자리 잡고 있다. 1999년생 아들 알리셰르가 2002년 백혈병 진단을 받자,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가족과 함께 독일로 거처를 옮겼다. 상금만으로는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국제 체조계는 모금에 나섰고 여러 나라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스페인 스포츠지 아스는 추소비티나가 아들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상금이 걸린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독일 대표로 은메달, 아들의 회복을 기뻐하다

거처를 옮긴 추소비티나는 2006년 독일 국적을 취득했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독일 대표로 도마 연기를 펼쳤다. 서른세살에 첫 올림픽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은 그는 도마 은메달을 획득했다. 같은 해에는 메달보다 더 큰 기쁨이 찾아왔다. 아들이 건강을 되찾은 추소비티나는 2023년 싱가포르 방송 CNA와의 인터뷰에서 "금메달 하나도, 두 개도 (아들 회복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회고하며, 어려운 시기에 자신을 도왔던 세계 체조계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체조를 향한 열정과 다음 도약

아들을 되찾은 뒤에도 추소비티나는 체조를 향한 열정을 이어갔다. 2013년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복귀한 그는 46살에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했다. "나는 체조를 사랑한다. 체조는 내게 큰 즐거움을 준다"는 그의 과거 발언에는 이러한 이유가 담겨 있다. 다만 도전이 항상 뜻대로 된 것은 아니었다. 2024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전 훈련 중 다친 그는 파리 올림픽 출전을 향한 도전을 멈춰야 했다.

생애 아홉번째 올림픽은 무산됐지만 목표는 접지 않았다. 추소비티나의 시선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향한다. 출전권을 얻는다면 쉰두살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다. 이번 대회 도마 결승에서 5위를 기록했어도, 아들의 치료를 위해 뛰었던 스물일곱살의 선수는 쉰한살이 된 지금도 다음 도약을 갈망한다. "내가 즐기는 한, 내가 할 수 있는 한 (체조를)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