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견인한 역대급 실적과 HBM 시장의 급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29일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5조 2532억원과 영업이익 107조 4405억원을 달성하며 4분기 연속으로 매출과 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106조 5000억원에 달해, 전체 영업이익의 99.1%를 차지하며 실적 성장을 독보적으로 이끌었다.
메모리 시장의 향후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는 AI 인프라 구축의 가속화와 개인용 AI 에이전트의 보급 확대로 인해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2028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에는 AI 관련 투자 확대와 공급 제약이 맞물리며 반도체 업황이 강력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용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이미 내년도 판매 물량이 모두 소진된 '완판' 상태다. 6세대 HBM4의 매출은 지난 분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했으며, HBM 내 HBM4 매출 비중도 60%까지 올라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3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하며 선두인 SK하이닉스를 맹렬히 추격 중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7세대 제품인 HBM4E의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공급 계약 확대와 시설 투자 및 DX 부문의 과제
수요 확보를 위한 장기공급계약(LTA) 체결도 활발하다. 지난 2분기에 이미 10개사와 계약을 완료한 삼성전자는 현재 또 다른 10개의 주요 고객사와 다년 계약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장기 물량을 선점하려는 고객층이 넓어지는 추세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하이퍼 스케일러와 같은 AI 서비스 운영사뿐만 아니라 모바일 및 오토모티브 분야 등 다양한 고객군으로 수요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84조 4000억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며, 이 중 DS 부문에 76조 8000억원이 투입된다.
반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DX 부문은 52조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갤럭시 Z 폴드8 등 신규 플래그십 모델 덕분에 매출은 전년 및 전 분기 대비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가전 분야에서 원자재 및 물류비용이 상승하며 이익이 깎였기 때문이다.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과 배당 계획
압도적인 반도체 실적은 대규모 주주환원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3분기 현금배당으로 총 30조원을 결정했다. 이사회는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에 대해 주당 4601원의 배당을 결의했으며, 지급일은 다음 달 27일이다. 상반기 배당액 4조 9000억원을 포함하면 올해 총 35조원의 현금이 주주들에게 돌아간다. 또한 지난 8월 의결된 2026년 주주환원 방안에 따라 90조원에서 110조원 규모의 환원을 시행할 계획이다. 남은 재원인 55조~75조원은 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된다. 특히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저가에 거래되는 점을 고려해 우선주 매입 비중을 조절함으로써 주주환원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