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 동결 속 12월 추가 인상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나, 오는 12월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현지시간 2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3.75~4.00% 범위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 9월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속도 조절에 돌입한 것으로, 시장의 예상치와 일치하는 결과다.
이번 정책결정문에서는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문구가 변화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지난달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solid pace)로 확장 중'이라고 기술했던 내용을 '강한 속도(strong pace)로 확장 중'이라는 표현으로 수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단순한 관망이 아닌 '매파적 동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월 추가 금리 인상 기대치를 뒤집을 만한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9일 오후 2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12월에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83%로 점치고 있다.
한국은행, 한미 금리차 고려한 추가 긴축론 부상
미국의 행보에 따라 연내 마지막 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은 7월과 8월에 걸쳐 금리를 연속 인상한 뒤 이번 달에는 동결을 선택했다. 하지만 강력한 경제 성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다음 달 한은이 추가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미국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미 간의 금리 격차를 고려해 긴축의 보폭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는 29일 미국의 금리 동결과 관련해 연준이 예상대로 움직였으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들의 재정 건전성 문제, AI 투자와 관련된 불확실성 등 대외적 위험 요소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 압력과 경제 지표가 가리키는 방향
미국 변수 외에도 국내 경제 지표들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은 3.6%를 기록하며 한은의 연간 전망치인 3.6%에 이미 도달했다. 또한 한은은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이 기존에 예상했던 2.5%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유가의 상승 가능성과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세 역시 긴축을 요구하는 요인이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1월과 내년 2월에 각각 0.25%포인트의 인상이 예상된다며, 내년 2분기에도 근원물가가 2%대 중반을 넘으면 최종금리 전망치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인상 결정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도 존재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며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든 점과 민간소비의 부진한 회복세, 그리고 누적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취약계층의 부담이 변수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리 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되면서 취약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