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안보 정책 변화와 한국의 군사력 비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안보 3문서' 개정을 예고하며 방위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면서 주변국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내 한국 전문가인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법학부 교수는 오히려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을 추진하며 일본보다 더 강력한 방위 능력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기자 교류 프로그램'에서 한국 외교부 기자들과 만난 니시노 교수는 다카이치 총리의 강경한 대외 정책에 대한 질문에, 한국 정부의 정책이 국방비 8% 증액이나 원자력 추진 잠수함 준비 등 훨씬 더 공세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반론했다. 그는 일본이 헌법적·법적 제약으로 인해 수세적인 안보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역 내 불안정성을 유발하는 주체는 일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이 안보 환경을 이유로 방위력을 키운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한국이 일본보다 더 큰 군사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을 우려하느냐며 되물었다.

안보 문서 개정과 '거부력' 확보 전략

니시노 교수는 안보 3문서 개정이 공세적 정책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외부 공격에 대해서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의 대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2022년 안보문서 개정 당시 적의 방공망 밖에서 타격할 수 있는 스탠드오프 미사일 도입을 결정한 점을 언급하며, 이것이 기존 방위 정책과는 차별화된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연내 개정될 문서에 '거부력'이라는 개념을 핵심적으로 담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장사정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해 적의 침공 시 작전 달성 자체를 무력화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비핵 3원칙'에 대해서도 수정을 시사해 왔다. 그는 과거 국회와 토론회에서 비핵 원칙 견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피하며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대만 유사시 자위대 출동 논란과 주변국 반응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대만의 비상사태를 '존립위기상태'로 규정한 바 있어 중일 관계가 악화된 상태다. 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제정된 법에 따라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밀접한 국가가 위협받을 때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에 대해 니시노 교수는 정부 수장의 발언이 신중해야 함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공격적 정책이 아니라 국회 답변 과정에서 나온 정부의 기본 방침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중국이 일본을 '신형 군국주의'라 비난하는 것에 대해 일본의 입장이 답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기 히로히토 지경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중국의 비판에 대해, 일본보다 4.6배 많은 방위비를 사용하는 중국의 주장이 모순적이라며 일본의 움직임이 과도하게 부풀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2015년 평화안전법제와 관련된 집단적 자위권 행사 범위에 대한 질문이었을 뿐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침략에 대한 주변국의 두려움이 정당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국이 일본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한일 과거사 문제의 관리와 인식 차이

니시노 교수는 한일 관계의 걸림돌인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주변화'하여 관리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양국 국민이 역사 문제와 별개로 협력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며, 협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과거사를 관리해야 한다고 보았다. 특히 한국 법원의 위안부 및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해서는 국가 간 합의를 존명하여 한국 행정부가 조율해 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이후 약속된 추도식이 '강제성' 표현에 대한 인식 차이로 지연되는 상황에 대해, 그는 강제의 정의 자체가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차이를 단번에 메우기는 어렵지만, 당국 간 협의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제 정보전 협력의 균열과 미국의 변화

한편, 미국의 정권 교체 이후 G7 국가 간의 정보 협력 체계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쿠와하라 쿄코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2018년 출범한 정보전 대응 프레임워크인 'RRM'이 트럼프 정부 등장 이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에서 허위 정보 대응이 시민의 발언을 감시하거나 특정 정치적 성향을 배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공화당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2023년 체결된 미일 간의 정보 조작 대응 양해각서(MOC) 이행도 불투명해졌다고 설명했다.